WCA: 2019-01-30
[글 = 후안 빌라베르데: Weiss Ratings Editor]
우리는 이 질문을 항상 받는다. “당신들은 100개 넘는 암호화폐들의 등급을 매긴다. 베이스코인, 카본, 메이커DAO, 테더, TrueUSD, USD 코인, 기타 스테이블코인들을 평가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의 대답은 이렇다: 그런 스테이블코인들의 가치가 안정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코인들도 디지털화폐다. 하지만 그 코인들은 진정한 암호화폐는 아니다.
스테이블코인들은 특별한 명목화폐의 대리자 역할을 하는 디지털 자산일 뿐이다. 그 점이 스테이블코인들을 안정적으로 만든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스테이블코인으로부터 암호화폐의 핵심적 사명을 달성할 기회를 박탈한다. 사람들에게 그들만이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화폐를 제공해주는 사명 말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어떻게 작동하나
-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사람들은 수탁기관에 명목화폐, 대개는 미국 달러를 맡긴다.
- 스테이블코인 발행기관들은 그들이 보유한 명목화폐에 해당되는 금액의 암호화된 토큰을 만든다.
-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들은 토큰 하나의 가치를 예를 들면 미화 1달러 하는 식으로 고정시킨다.
-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사고 팔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명목화폐로 상환될 수 있는 한 해당 명목화폐 만큼의 가치를 유지한다.
■진정한 암호화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스테이블코인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 진정한 암호화폐의 가치는 어떤 중앙적 권위에 의해 직접적으로건 간접적으로건 통제 받지 않는다.
- 진정한 암호화폐는 결코 압수당할 수 없다. 또 압수당할 가능성이 있는 명목화폐로 구성된 준비금에 의존하지도 않는다.
- 진정한 암호화폐는 거래 상대방 위험(counterparty risk)을 수반하지 않는다. 거래에 관계된 사람 하나가 파산하더라도 투자자와 트레이더들은 궁지에 빠지지 않는다.
이 같은 독특한 차이점들이 아직 시험 단계임에도 아주 많은 투자자, 엔지니어, 수학자, 그리고 투기꾼들을 끌어들인 주된 요인이다. 진정한 암호화폐는 순수하게 디지털화 됐고 다른 어떤 자산 가치와도 관계 없이 완전 독립적으로 가치가 매겨지는 역사상 최초의 자산 클래스다.
■그렇다면 스테이블코인은 무엇 때문에 필요한가?
그것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진정한 암호화폐들의 시장 가격이 너무나 변동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는 한 많은 분산앱들(dApps)이 주류로 자리잡는 것은 극도로 어려울 것이다.
사례는 많다: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 공유 서비스. 소셜 미디어 플랫폼. 만약 이런 플랫폼의 내재된 코인들(native coins)이 어느 정도 최소한의 가격 안정을 유지할 수 없다면 평균 사용자들은 이런 분산앱 사용에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다. 투기꾼들이라면 변동성을 보이는 암호화폐와 애증의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동승하려고 노력하는 누군가라면? 대답은 No다.
■중기적으로 스테이블코인들은 즉각적이면서 임시방편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스테이블코인들은 암호화폐 시장이 성숙·안정될 때까지 사람들이 기댈 dApps의 목발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역할은 사소한 사용 사례가 아니다.
비트코인, 이더, 기타 진정한 암호화폐들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독자적 가치를 지닌 자산이라기 보다는 미래에 다른 자산을 지불하겠다는 약속이라는 점에서IOU(차용증서)에 더 가깝다. 만일 발행자가 만들어진 스테이블코인의 가치에 해당되는 명목화폐를 수탁기관에 보관하지 못하는 경우 전체 구조는 와해된다.
금융시스템 자체가 불안정해지는 경우 스테이블코인이 물결에 휩쓸려 갈 수 있다는 것은 더욱 나쁜 점이다. 은행 계좌, 페이팔, 애플페이, 또는 다른 모든 중앙화된 핀테크 서비스와 상당히 유사하다. 여기에서 이런 질문이 제기된다.
■분산원장을 사용하는 스테이블코인의 중요성은 무엇인가?
생각해보자. 스테이블코인들은 기본적으로 진정한 암호화폐들과 동일한 분산원장기술을 사용한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들은 거래 상대방이 준비금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그 자산으로 토큰을 되살 의사가 있는 경우에만 가치를 유지한다. 당신이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때는 거래 상대가 약속한 것을 정확히 지킬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면 모순 아닌가? 스테이블코인이 사용하는 기술은 다른 어떤 사람을 신뢰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신뢰해야 하는 필요성을 제거하도록 디자인됐다.
발행자가 당신이 갖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을 명목화폐로 상환해주는 것을 중단하는 시나리오를 상상해보기 바란다. 당신은 항의하겠지만 그와 관련해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명목화폐에 대한 당신의 주장은 돌연 무효화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소유한 스테이블코인의 잔존 가치는 당신이 지불한 것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이 될 것이다.
이런 일이 정말 벌어질 수 있을까?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지역이나 시기에는 물론 그럴 수 있다.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진 상황을 보면 된다. 곤경에 처한 마두로 정부 관리들은 영란은행(BOE)에 준비금 명목으로 보관돼 있는 금의 회수를 시도했다. 그러나 BOE는 마두로정부 관리들을 문전 박대했다. BOE는 “우리 은행 대장에 당신들은 더 이상 (베네수엘라의) 합법적 통치자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우리가 마두로의 편을 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사례는 수탁제도의 취약점을 강조해준다. 수탁기관이 당신의 자산을 보관하고 있는 데 중대한 위기 국면에서 상황이 더 악화되면 물리적으로 그 자산을 소유한 측이 그 자산을 통제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자산에 대한 당신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법정에서 싸우거나 그 자산과 작별 키스를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스테이블코인들은 같은 성격을 지닌다. 스테이블코인들은 그것들의 가치를 지탱해주는 기존 시스템만큼만 “안정적”일 뿐이다. 장기적으로는 진정한 암호화폐들만 보다 강력하고 보다 지속 가능한 구조의 구축을 약속할 수 있다.
번역/정리 = 장도선 뉴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