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최근 국내 증시가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로 유례없는 폭락장을 연출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금투세 폐지 방침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 중인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온라인 종목게시판을 중심으로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개인 투자자들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한 투자자는 게시글을 통해 “금투세만 폐지되더라도 지수 방어가 될 것”이라며 “예정대로 금투세가 시행될 경우 국내 증시에서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금투세 시행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온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온라인 종목게시판에서 진 의원의 실명을 언급하며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반대 입장을 견지 중인 야권 전체에 대한 무지성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나아가 이들은 진 의원 개인 블로그에도 몰려가 항의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 지난 6일 진 의원 블로그에 올라온 최근 두 개의 게시글엔 현재 2000여개와 800여개의 댓글이 달린 상태다.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 유튜브 출연 소식 등 금투세와 관련 없는 내용의 글이었지만 댓글은 이와 무관하게 진 의원의 금투세 폐지 반대 입장을 비판하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대부분이었다.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진 의원은 전날 당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금투세 시행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진 의원은 금투세와 관련 연말정산 소득공제에서 자녀공제를 제외하는 등 부분적 손질은 가능하지만 시행은 예정대로 내년부터 이뤄져야 한다며 폐지론에 반대해왔다.
진 의원은 “정부·여당은 거대 자산가들의 세금을 깎아주자고 한다”며 “정부·여당에 묻고 싶다. 주식 투자자의 1%에 불과한 초거대 주식 부자들의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면 내수 경제가 살아납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부자 감세는 악착같이 밀어붙이면서 민생회복지원금은 절대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1% 거액 자산가가 아니라, 전 국민에게 혜택을 주자”고 주장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500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초과수익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다. 내년 1월1일부터 시행 예정이지만 정부·여당은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고,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도 금투세 폐지 방안이 담겨 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금투세 시행 유예 및 완화 입장을 밝혔지만, 진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이재명 개인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전날 코스피는 46.26포인트(1.83%) 오른 2568.41에 거래를 마치며 이틀 연속 회복 흐름을 보였다. 지수는 앞서 지난 2일과 5일 2거래일에 걸쳐 12% 넘게 급락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