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R-3: 2019-01-31
[글 = 후안 빌라베르데: Weiss Ratings Editor]
비트코인은 “CPU 하나당 투표권 하나”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PC를 소유하고 있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사람이면 누구나 네트워크에 참여해 다른 채굴자들과의 경쟁을 통해 비트코인을 취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네트워크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는 네트워크가 어떻게 운영될지에 관한 발언권이 부여된다.
이론상 좋은 아이디어다. 하지만 실제 세계에서 비트코인은 이런 방식으로 진화되지 않았다.
비트코인처럼 탈중앙화된 암호화폐 네트워크에서 채굴자들은 처음에는 많은 힘을 갖는다. 채굴자들은 네트워크가 어떻게 운영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들이다. 그들이 블록을 채굴하지 않는다면 블록체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 다음 블록을 기록하기 위한 경쟁은 시간이 지나면서 엄청 치열해졌다. 필요한 전문적 채굴 하드웨어를 모두 갖추는 비용은 치솟았다. 결국 열망을 지녔더라도 필요한 자본이 없는 채굴자들은 낙오됐다. 그리고 점점 소수가 된 남은 채굴자들은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됐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원장을 사용만 하고 채굴하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는 어떤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그런 사람들은 네트워크의 미래에 대해 무슨 결정을 내리든 발언권이 없다.
디크레드(Decred)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다. 2016년 2월 출시된 디크레드의 중심적 아이디어는 비트코인의 기본 특성들을 취하면서 채굴자들이 네트워크 통제권을 장악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거버넌스 층(layer)을 추가하는 것이다.
■토큰 소유자들에게 권한을 부여한다
디크레드는 토큰 소지자들에게 디크레드 원장과 관련된 모든 제안에 대한 투표권을 부여한다. 또 채굴자들이 생성하는 모든 새로운 블록에 대한 투표권도 토큰 소유자들에게 허용한다. 만일 토큰 소지자들이 새로운 블록이 규정을 따른다고 결정하면 그 내용은 절대 불변의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만일 토큰 소유자들이 다른 식으로 결정한다면 새로 만들어진 블록은 거부된다.
지난주 대시(Dash)에 대해 설명했던 것을 기억해 보기 바란다. 우리는 채굴을 통해 발생한 매출의 45%만 채굴자들에게 돌아가고 다른 45%는 소위 ‘매스터노드(Masternodes)’로 불리는 집단을 위해 적립된다는 것을 설명했다.
디크레드는 대시와 비슷한 방식을 도입했다. 그러나 디크레드의 경우 매스터노드 대신 (채굴을 통해 나오는) 보상의 두 번째 몫을 챙기는 것은 토큰 소유자들이다.
디크레드는 매출의 60%를 채굴자들에게 주고 30%는 토큰 보유자들에 배분한다. 그리고 나머지 10%의 채굴 수입은 토큰 소지자들이 투표로 결정하는 특별 프로젝트의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디크레드 트레저리(Treasury)에 배정한다.
따라서 디크레드의 경우 1세대 블록체인에는 없는 새로운 종류의 사용자, 바로 유권자들이 등장한다. 기술적으로 이야기 하면 디크레드는 PoW(작업증명)와 PoS(지분증명)의 일부 특성들이 결합된 하이브리드다.
디크레드의 설립자들은 이를 두고 비트코인 운영과 비교해 더 공정하고 탈중앙화된 분산원장 통제 방식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디크레드는 몇 가지 장점을 지닌다.
#장점 1: 디크레드는 51% 공격에 덜 취약하다
설사 해커가 디크레드 채굴 자원의 51% 이상을 통제하게 되더라도 전체 투표에서 60% 이상 얻지 못한다면 블록체인을 수정할 수 없다. 이 방식은 정권 찬탈을 훨씬 어렵게 만든다.
#장점 2: 디크레드는 채굴자 이익을 위한 인질이 아니다
비트코인은 불행하게도 이와 유사한 주장을 펼칠 수 없다. 사실 얼마 전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많은 참여자들은 병목현상을 해소하고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블록 사이즈를 확대하기 원했다. 상당히 타당한 의견이었다. 하지만 채굴자들은 그 방식이 자신들에게 다소 더 많은 노동과 더 적은 수입을 의미했기 때문에 거부했다.
#장점 3: 융통성 있는 코드
디크레드 블록체인 자체는 변경할 수 없지만 블록체인 운영 규정은 그렇지 않다. 디크레드 개발자들은 빠르게 움직이는 암호화폐 기술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변화와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책은 커뮤니티 투표에 기반을 둔 거버넌스 메커니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분야별 요약
*기술: 디크레드는 진전된 거버넌스와 트레저리라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하지만 디크레드의 혁신은 여기서 중단된다. 다른 모든 측면은 비트코인과 아주 똑 같다. 디크레드의 PoW 채굴은 여전히 느리다. 기껏해야 초당 5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한다. 그리고 디크레드의 토큰 경제는 소비 보다 축적을 권장한다. 때문에 이런 요인들이 디크레드의 전체 기술 점수를 압박한다.
플러스 요소: 디크레드는 라이트닝 네트워크와 호환 가능하며 이는 프로세싱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디크레드가 글로벌 결제 솔루션이 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초당 수백만건의 트랜잭션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수용: 디크레드의 수용은 정체 상태다. 하루 4000건 이하의 트랜잭션을 처리한다. 디크레드의 가격이 크게 오를 때도 트랜잭션의 주목할 만한 증가는 목격되지 않는다. 게다가 최종 사용자들의 수용 실태, 개발자 참여 수준, 그리고 채굴 파워를 조사했을 때 디크레드는 그럭 저럭 버티는 암호화폐일 뿐이다. 성장이 없다.
*투자 위험/보상: 2018년 상반기 디크레드는 일련의 가격 상승을 만끽했다. 한동안 디크레드는 시장의 전반적 약세 추세를 거부하고 사상 최고치를 향해 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에 디크레드의 시장 가격은 대부분의 알트코인들과 마찬가지로 약 90% 폭락했다. 그리고 지금 디크레드는 약세장에서의 신저점에 접근해 있다. 전도 유망한 그림은 아니다.
■핵심
디크레드는 기본적으로 보다 나은 거버넌스를 지닌 비트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은 거버넌스는 플러스다. 그러나 다른 약점들을 충분히 상쇄할 정도는 아니다.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디크레드는 결제 네트워크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느리다. 또 이더리움처럼 스마트 계약과 다른 복잡한 애플리케인션들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다.
투표권 부여는 흥미로운 아이디어다. 그러나 동시에 원장에 더 많은 복잡한 문제들을 도입하며 이는 정치적 불확실성의 한가지 요소가 된다.
종합적으로 볼 때 디크레드는 퍼블릭이면서 오픈된 그리고 탈중앙화된 분산원장을 어떻게 적절히 운영할 것인가에 관해 분명 흥미로우면서 소중한 방식으로 기여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디크레드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 줄 실제 세계에서의 견인력 확보에는 실패했다.
결론: 디크레드의 ‘C’ 등급에는 변화가 없다.
번역/정리 = 장도선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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