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국가 비트코인 비축을 제안해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27일 열린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에서 미국 정부가 보유한 모든 비트코인을 중앙 저장소에 보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를 장기적인 국가 자산으로 삼아 모든 미국인에게 이익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제안은 법조계와 전직 검사들 사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들은 트럼프의 계획이 범죄 피해자 보상이라는 목적에서 벗어나 압수된 디지털 자산을 다른 곳에 유용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현행 미국 압수법에 따르면 압수된 자산은 보통 피해자 보상과 법 집행 지원을 위해 현금화된다. 하지만 트럼프의 주장은 이러한 자산 압수의 기본 원칙에 도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만다 윅 전 연방 검사는 트럼프의 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압수된 암호화폐 중 상당 부분이 해킹, 랜섬웨어 공격, 사기 등 사이버 범죄 피해자들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비트코인 비축을 피해자 보상보다 우선시하는 시각을 비판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약 120억 달러 상당의 다양한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비트코인 20만3230개, 이더리움 5만224개, 1200만 달러 이상의 테더(USDT) 스테이블코인이 포함되며, 이는 연방 검사와 판사들이 감독하는 형사 및 민사 사건에서 압수된 자산이다.
전직 법무부 검사 엘리자베스 보이슨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자산 압수의 주요 목표는 불법 행위를 통해 획득한 재산을 박탈함으로써 범죄 활동을 억제하고 처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트럼프의 제안이 자산 압수의 목적이나 법적으로 허용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의 암호화폐 및 비트코인 친화적 태도는 법조계에서 상당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전략을 디지털 자산 커뮤니티의 환심을 사기 위한 “술책”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