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스비 “연준 임무는 증시 급락·정치 사안이 아닌 경제 지표 대응”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최근 발표되는 경제 지표에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경제 상황이 안정적이어서 향후 정책 방향을 평가할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증시 급락이나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제기되는 연준에 대한 정치적인 압박 등과 관련해 “연준은 경제 지표에만 대응한다”고 일축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리치먼드 연은의 토머스 바킨 총재는 향후 몇 달간 인플레이션 수치가 “양호”할 것이며 “최근의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확대가 계속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바킨 총재는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개최한 온라인 행사에서 “경제 상황이 건전해 지금 경제가 안정적이고 신중한 방식으로 금리 정상화 방향으로 부드럽게 이동중인지를 파악할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를) 점진적으로 부드럽게 조정할 것인지, 아니면 과감한 조치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시장은 7월 고용 보고서에서 고용시장이 크게 둔화하고 실업률이 거의 3년 만에 최고치이자 4개월 연속 상승해 4.3%를 기록하며 경기침체 우려로 증시가 급락하자 연준의 금리 정책 기조에 대한 전망을 빠르게 수정했다.
선물시장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현재 올해 1%포인트 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연준이 9월에 0.5%포인트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제프리 슈미드 미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최근의 “고무적인”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냉각되고 있다는 것과 기준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린 캔자스은행가협회 연례회의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하지만 우리가 경험해온 인플레이션에 대한 수십년간의 충격을 감안할 때 최고보다는 최악의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가는 변동성이 있는 만큼 연준은 인플레이션의 경로에 대한 확신을 위해 “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슈미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둔화한다면 우리의 임무 가운데 하나인 물가 안정 부분을 충족하고 있다는 확신이 커질 것이며 정책 기조를 조율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인플레이션이 2.5% 안팎이고 연준의 목표가 2%인 점을 감안하면 “목표에 근접했지만 아직 (목표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장에서 연준의 금리 동결 이틀 후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연준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공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해 경제는 탄력적이고 소비자 수요도 강한 데다 노동시장이 눈에 띄게 냉각됐지만 실업률 상승을 제외한 지표들을 고려할 때 여전히 “상당히 건전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연준의 현재 정책 기조는 “그렇게 긴축적이지 않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더 둔화하려면 노동시장이 더욱 냉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건이 훨씬 악화한다면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관망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이날 연준의 임무는 증시 급락이나 정치적 사안이 아닌 경제 지표에 대응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연준은 선거(대통령 선거) 비즈니스(업무)와 무관하며, 경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며 연준은 금리인하와 동결, 심지어 금리 인상의 동인인 경제 지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 폭락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주식시장에 대응하는 비즈니스가 없으며, 고용을 확대하고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우리의 비즈니스”라고 강조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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