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미국 민주당 정부와 암호화폐 업계 간의 관계 개선을 목표로 백악관이 주최한 비공개 화상 회의에서 업계 리더들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고 9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폭스 비즈니스 기자 엘리너 테렛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디지털 자산 규제 단속에 대한 업계의 불만이 폭발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번 회의는 민주당의 2024년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암호화폐 지지층을 되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최근 암호화폐 지지층은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기술을 지속적으로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으로 공화당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회의에는 리플(Ripple)의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 코인베이스(Coinbase)의 CLO 폴 그리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의 CEO 제레미 알레어, 스카이브리지 캐피탈(SkyBridge Capital)의 앤서니 스카라무치, 벤처 캐피탈리스트 론 콘웨이등 업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차관, 연방준비제도 이사 레일 브레이너드, 백악관의 고위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또한 벤처 캐피탈리스트 마크 큐반도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렛의 소식통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규제 조치에 대해 거침없이 불만을 표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석자는 “행정부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조치로 인해 암호화폐 업계와 민주당에 얼마나 큰 피해를 입혔는지, 업계 관계자들은 숨김없이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아데예모 차관이 은행과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 업계를 금융 시스템에서 고립시키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자, 한 암호화폐 경영자가 참석자들에게 자신들의 회사가 백악관 정책으로 인해 은행 서비스를 거부당한 적이 있는지 물었고, 거의 모든 업계 관계자가 손을 들었다.
이러한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참석자들은 긍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이렇게 고위급 관계자들이 시간을 내어 우리 업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참석한 것은 고무적”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이 여전히 디지털 자산 커뮤니티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코인베이스의 최고 법률 책임자인 폴 그리월은 이제 해리스 캠페인에 초점을 맞추고, 부통령을 ‘암호화폐의 새로운 강력한 얼굴’로 포지셔닝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는지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