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헤지 ETF에서는 2018년 이후 최대자금 유출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지난주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 자산에 투자) 청산으로 롤러코스터 장세를 경험한 헤지펀드들이 변동성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줄이고 있다.
특히 엔화 가치 하락을 헤지(위험회피)하며 투자하다가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뜨거운 맛을 본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갔다.
헤지펀드 리서치업체 피보탈패스 집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글로벌 거시경제에 초점을 두고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은 1.5~2.5%의 손실을 기록했다.
기술 부문에 초점을 맞춘 헤지펀드도 2.5~3.5% 정도의 손실을 봤다.
UBS 헤지펀드 솔루션스의 에도아르도 룰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헤지펀드들이 주식을 팔아 투자금을 상당폭 줄였다”면서 “공포에 빠진 것은 아니고, 투자 포지션을 어느 정도 줄인 것”이라고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포인트72 에셋 매니지먼트의 소피아 드로소스 이코노미스트도 예상치 못하게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글로벌 성장 전망이 안정될 때까지 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장기적 투자에서 갑자기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투자심리가 위축된다”면서 “아마도 투자자들은 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겁낼 것이며 이는 남은 여름 동안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얼마나 인하할지 불확실하다는 점도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12일 현재 25bp(1bp=0.01%포인트) 인하 가능성과 50bp 인하 가능성은 반반이다.
헤지펀드 MKP 자산 관리의 리처드 라이트번 투자책임자는 “연준 금리인하 폭 전망이 50 대 50이라면 불확실성이 가장 높다는 의미”라면서 “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며 변동성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 변동성을 헤지하면서 일본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위즈덤트리의 ETF인 DXY에서는 지난주 4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2018년 이후 주간 최대 자금 유출 기록이다.
이 ETF의 발행 주식 대비 공매도 비율도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스트라테가스의 ETF 전략가인 토드 손은 “일본 주식 시장이 크게 하락하면서 매도 압력이 커졌다. 엔화가 계속 강세를 보이면 엔화 헤징도 그다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DXJ의 매력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satw@yna.co.kr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