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에 대한 정보 공개 요청에 대해 ‘글로마 응답’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13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특정 인물에 대한 기록이 있는지 확인하거나 부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의미한다.
미국 법률에서 글로마 응답(Glomar response)이란 용어는 요청된 정보의 존재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음”(NCND)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특정 인물과 관련된 자료 확인 요청에 대해 사법 기관은 “우리 기관에 대한 귀하의 요청과 일치하는 기록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거나 거부할 수 없습니다”라고 답할 수 있다.
탐사 전문 기자 데이브 트로이는 이날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사토시 관련 정보 공개 요청에 대해 FBI가 정보를 확인하거나 부인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응답에 대해 항소할 계획이지만, FBI가 사토시를 “제3자 개인”(third party individual)이라고 암시한 것이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트로이는 광범위한 주제의 자료 확인을 위해 사토시를 ‘제3자 개인’으로 먼저 지칭한 것은 FBI가 아니라 자신이었는데, FBI도 같은 표현을 한 것이 흥미롭다는 주장이다.
2008년 비트코인 백서가 발표된 이후, 사토시의 정체에 대한 추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한 명의 개인일 수도 있고, 원조 암호화폐를 만든 여러 사람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아직까지 사토시의 정체를 명확히 밝힌 사람은 없지만, 비트코인 초기 기여자인 할 피니가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기도 했다. 할 피니는 2014년에 사망했다.
트로이는 “FBI가 할 피니를 나카모토라고 생각했다면 그의 파일을 공개하는 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오랫동안 자신이 사토시라고 주장해 온 호주 컴퓨터 과학자 크레이그 라이트는 최근 영국 법정에서 위증 혐의에 직면해 있다. 라이트는 약 8년간 자신이 비트코인 창시자라고 주장해 왔으나, 7월에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자신이 사토시가 아니라는 법적 면책 조항을 게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