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가 4% 급등한 지 하루 만에 2% 넘게 급락했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전 세계 원유 수요가 약해지고 있는 점이 유가를 짓눌렀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71달러(2.14%) 급락한 배럴당 78.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61달러(1.96%) 떨어진 배럴당 80.69달러에 마감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임박했다는 우려에도 이날 유가는 원유 수요 악화에 더 주목했다. 전날 WTI 가격이 4% 넘게 급등했던 만큼 단기 차익실현 수요도 겹친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원유 수요는 계속 약해지고 있다. 2분기 전 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71만배럴 어치 증가하는 데 그쳐 원유 수요 증가폭이 2022년 말 이후 가장 작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전날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중국의 수요 감소를 이유로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루 13만5천배럴로 제시하기도 했다. IEA는 OPEC이 감산 조치를 유지하더라도 브라질과 캐나다, 미국 등의 산유량이 증가함에 따라 내년에도 원유 공급은 과잉일 것으로 내다봤다.
울프리서치의 롭 긴스버그 디렉터는 “미국산 원유가 배럴당 70달러 초반에서 바닥을 쳤고 현재는 84달러대에서 완강한 저항에 직면했다”며 “다만 WTI가 84달러대를 뚫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고 그럴 경우 90달러 중후반대도 미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RBC캐피털마켓츠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상품전략 총괄은 “시장은 중동 확전을 피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외교적 노력을 보일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로프트는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가스 시장 참가자들과 마찬가지로 일부 경제 지표와 일부 공급 위험을 비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라시아그룹의 헤닝 글로이슈타인 에너지 부문 총괄은 “원유 시장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더 광범위한 호르무즈 해협과 그 주변 지역에서 공급 차질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다만 이같은 위험이 발생할 확률은 아직 낮다”고 평가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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