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서미희 기자] 고팍스가 전북은행과 실명계좌 연장 재계약을 마친 가운데, 메가존의 고팍스 지분 인수가 성사될 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 지분 72.6%를 10%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메가존과 지분 매각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2월 고팍스 지분 72.26%를 인수했다. 이후 같은해 3월 바이낸스 관계자로 최대주주 변경 신고를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지난 1년 4개월간 바이낸스의 신고 수리여부에 대한 결정을 무기한 미루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바이낸스 측에 신고 수리를 위해서 최대주주를 변경하고, 보유 지분을 10% 미만으로 축소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바이낸스는 올해 3월 고팍스 지분율을 낮추고,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는 방침을 당국에 전달했다.
그 사이 바이낸스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 분석원(FIU)가 가상자산 사업자(VASP) 변경 신고 수리를 미루자 코스닥상장사인 BF랩스에 지분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BF랩스는 지난해 9월 유상증자와 구주매입을 통해 스트리미 지분 8.55%를 취득하며 2대 주주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자금 문제 등으로 추가 지분 인수는 무산됐다.
업계는 이번 매각 논의를 고팍스의 원화 거래소 지위 유지를 위한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전북은행과의 실명계좌 재계약을 확정한 고팍스는 한 숨 돌린 상태지만, 바이낸스 측의 자금 유입과 금융당국의 변경신고 허가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을 시급한 숙제로 안고 있다.
고팍스는 현재 완전 자본잠식상태에 빠져 새로운 구원투수 없이는 정상적인 거래소 운영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앞서 바이낸스측은 지분 인수 당시 고팍스가 지난 2022년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으로 생긴 부채 560억원을 대신 갚아주기로 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바이낸스의 진입을 허가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당국이 1년이 넘도록 최대주주 변경신고를 받아주지 않으며 바이낸스의 자금 유입은 불투명해졌다. 시간이 지나며 갚아야 하는 비트코인 가격까지 올라 고팍스 부채는 두배가량으로 불었다. 올해 4월 기준 고팍스의 부채총계는 1184억이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고팍스 인수를 위해 약 1200억원을 투자했다. 메가존은 지난해 기준 3356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인수에는 어려움이 없지만 마지막까지 매각가 낮추기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차드 텅 바이낸스 CEO는 지난 4월 비공개 일정으로 한국에 입국, FIU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시도하기도 했다.
고팍스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승인을 전제로 지분인수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의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메가존 쪽에서도 긍적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팍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67.45%를 보유한 바이낸스로 금융당국은 바이낸스의 대주주 적격 문제를 지적하며 1년 넘게 신고 수리를 해주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메가존이 바이낸스 지분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면서 지난달 투자확인서(LOC)를 작성했다. 금융당국와 전북은행의 요구로 투자를 약속하는 LOC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북은행이 실명계좌 연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메가존은 국내 대표적인 클라우드관리서비스(MSP) ‘메가존클라우드’의 모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가존 입장에선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이 얼마되지 않은 점, 금융당국의 규제 이슈, IPO를 앞둔 상태에서 인수로 인해 떠안게 될 부채 등의 문제로 막바지까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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