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미국 연방준비은행(Fed·연준)의 고위 인사가 금리 인하 기준이 충족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었다면서도 급격한 인하에 대해선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8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경제 데이터를 보면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데일리 총재는 “현재 5.25~5.50%인 미국 차입비용(기준금리) 조정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동 시장이 약화되는 징후에 대해선 대응이 필요하지만 그 방식이 극적일 필요성은 없다며 “현재 미국 경제가 심각한 침체로 향하는 증거를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점진주의는 약하지도, 느리지도, 뒤처지지도 않는다”며 “그저 신중할 뿐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FT는 “데일리 총재가 미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 침체로 접어들어 금리를 급격하게 인하해야 한다는 경제학자들의 우려에 반발하며, 신중한 접근 방식을 촉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조건이 무르익었다는 시장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 이를 방증하는 지표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CPI가 2%대로 떨어진 것은 2021년 3월(2.6%) 뒤로 3년 4개월 만이다. 전월 대비로는 0.2% 올랐다.
이는 전망치를 밑도는 수치다. CNBC에 따르면 경제학자는 다우존스 조사에서 지난달 CPI가 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이 선호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연율 2.5% 정도를 나타냈다.
다만 고용 시장 등에서 예상보다 약한 지표가 발표되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고, 이에 급격한 금리 인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5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7월 말까지 25만건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고금리가 미국 고용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이후 2주 연속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감소하면서 고용 시장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다소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지표가 나옴에 따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도구는 지난달 투자자 절반 이상(50.1%)이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 폭을 0.50%p로 예상했다고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금융시장은 오는 23일부터 2박 3일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잭슨홀 미팅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도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은 연준 이사회가 올해 금리 인하 시점과 폭에 대한 힌트를 내비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잭슨홀 미팅은 미국의 연방은행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매년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및 경제전문가들과 함께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경제정책 관련 토론회다.
연준 인사들은 주요 통화정책 방향 변화를 알리는 신호 발표의 장으로 잭슨홀 미팅을 활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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