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원/달러 환율 급락(원화 강세)과 동시에 주가지수가 하락하는 현상이 연초 이후부터 관찰되는 등 ‘원화 강세 = 주식시장 강세’라는 공식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20일 ‘환율과 주식시장의 공식, 왜 작동하지 않는 것일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원/달러 환율보다 엔/달러 환율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전날 금융시장에서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23원 급락하며 1,330원대를 기록함과 동시에 코스피는 22.87포인트(0.85%) 내린 2,674.36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1천100억원을 순매도했다.
한 연구원은 “우리가 환율과 주식시장을 연관지어 공부할 때 배웠던 것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 = 주식시장 강세, 외국인 순매수’였다”면서 “하지만 전일 주식시장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고 짚었다.
그는 이 공식이 올해 초부터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1,280원대에서 1,380원대로 상승하는 구간에서 코스피도 같이 상승하는 패턴이 나타났고, 그 과정에서 외국인이 ‘역대급’ 속도로 대규모 순매수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 연구원은 “환율과 주식시장 간 공식이 올해 잘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세 가지 정도가 있다”며 고환율 시대 무역수지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이 우상향하고 있으며, 해외 주식을 선호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외화 환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을 언급했다.
그는 “공식의 유효성에 많은 무게중심을 두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며 “원/달러 환율보다는 엔캐리 트레이드(저리로 엔화를 빌려 고가치 자산에 투자) 청산 불안과 관련된 엔/달러 환율의 변화를 확인해가는 작업이 더 유의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화 강세 베팅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투기성 자금이 엔화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오는 23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의 의회 연설이 엔/달러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한 연구원은 “엔화 강세의 속도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속도는 7월 말∼8월 초처럼 급격히 진행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시나리오에서 주식시장의 엔화 강세로 인한 주가 충격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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