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올해 2분기 가계빚(가계신용)이 1분기 만에 다시 증가 전환하며 역대 최대치를 다시 한번 갈아치웠다.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2분기 말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사, 백화점 등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신용 잔액은 189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잔액 1882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13조8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2분기 8조2000억원 증가로 플러스 전환한 후 3분기 연속 오름세를 보이다 지난 1분기 감소한 바 있다. 전기대비 증감률은 0.7%를 기록했고, 전년동기대비 증감률은 1.9%로 전분기(+1.6%)보다 상승폭을 확대하며 4분기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신용에서 비중이 가장 큰 가계대출은 1분기(1766조4000억원)보다 13조5000억원 늘어난 1780조원을 기록하며 1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전분기대비 증감률은 0.8%를 보였고,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32조6000억원으로 1.9% 늘며 4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상품별로는 주담대는 전분기보다 16조원 늘어난 1092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증가폭 12조4000억원에 비해 상승폭을 확대한 것으로 지난해 3분기(+17조3000억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주담대 증가세는 주택매매 거래 증가 등의 영향이 작용했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14만9000가구와 13만1000가구를 기록한 후 올해 1분기에는 13만9000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2분기에는 17만1000가구로 더 늘었다.
기타대출은 전분기보다 2조5000억원 줄어든 68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13조2000억원)보다는 낙폭이 축소됐다. 1분기 중 상여금을 이용한 대출 상환 등 계절요인 소멸 등이 작용한 결과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은 증가폭이 3조2000억원에서 17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되고 기타대출은 증가 전환되면서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주담대와 기타대출 모두 감소하면서 -8조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감소폭이 축소됐다.
판매 신용은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확대되면서 전분기 2조3000억원 감소에서 3000억원 증가로 1분기 만에 상승 전환됐다.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지난해 4분기 189조9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87조4000억원으로 줄었다가 2분기에는 189조9000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신용 증가세는 분기별로 30조원씩 올랐었던 2020년이나 2021년과 비교해서 높은 수준은 아니다”면서 “정부와 한은은 가계부채를 급격히 줄이는 것보다 명목성장률 이내로 점진적으로 관리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8 부동산 공급 대책과 9월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추진을 비롯해 정부가 추가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마련 중이다”면서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시차를 두고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다음달부터 도입되는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와 관련해, 수도권에 최대 1.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상향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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