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며 원화 강세 수혜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5원 내린 1330.0원에 장을 시작했다. 장중 한때 1327.3원까지 내려섰다.
강달러 기조로 1400원대에서 움직여온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지난 7일까지도 1370원대를 유지했던 환율은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하락 중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원화 강세 수혜주로 항공·정유·유틸리티·여행·조선 업종을 주목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대여비와 항공유를 달러로 구매한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비용이 줄어든다. 정유와 유틸리티 업종 역시 원료인 원유 등을 구매할 때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수혜를 입는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원화 강세로 해외여행 심리가 살아날 경우 위축됐던 여행업종에도 활기가 돌 전망이다. 조선업의 경우 원화가 강세를 띄면 선박 수주에 유리하다.
21일 오전 10시29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주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2.91% 상승한 91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진에어 역시 2.67% 상승한 1만370원에 움직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2.53% 오른 2만2250원, 아시아나항공은 1.65% 오른 9830원에 각각 거래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1.55% 상승한 2615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대표 정유사인 GS는 오전 10시31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68% 상승한 4만5300원에 움직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1.17% 오른 10만3600원에 거래 중이다.
한국전력도 원가 감소 기대감에 10시32분 현재 4.16% 오른 2만8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여행업종 중에서는 오전 10시34분 현재 그래디언트가 3.37% 상승 중이다. 세중은 2.11%, 하나투어는 1.17%, 모두투어는 1.04% 각각 오르고 있다.
대신증권 이주원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시장의 관심은 미국 물가보다 경기로 향할 것”이라며 “미국 통화 완화 정책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제한하며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미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대중제제 가능성 등 통화·재정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경기에 대한 눈높이 조정이 진행 중임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 하락의 속도 조절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권아민 연구원은 “달러 약세와 위안화, 엔화 등 아시아 통화 강세 속 원화 강세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아시아 통화가 전체적으로 동조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대내적으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하 기대가 지속되고 오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동결 가능성이 우세해지며 금리차 역전폭 축소 기대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하지만 연말까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폭은 주요 신흥국 중 가장 클 것으로 예상돼 원·달러 환율은 1300원 부근에서 하단이 지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은 완만하게 진행되더라도 이익에 민감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수출·제조업의 경우 1350원을 장기간 밑돌 경우 이익 달성률이 하락할 수 있다”며 “하지만 유틸리티·철강·비철·화학·정유는 원화 강세로 마진 보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