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미국 기술주 투자 열풍에 우리나라의 대외지급능력을 의미하는 순대외금융자산 잔액이 8585억 달러(약 1140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외채 건전성을 의미하는 단기외채비중과 외채 상환 능력을 의미하는 단기외채비율은 소폭 올랐지만, 전체적으로 과거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해외투자 늘며 대외금융자산 ‘사상 최대’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4년 2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전분기 말 대비 275억 달러 증가한 8585억 달러로 2분기 연속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수치다.
2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전분기말 대비 227억 달러 늘어난 2조3952억 달러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자동차와 2차 전지 등 직접투자는 100억 달러 증가한 7320억 달러를 보였다.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는 서학 개미 열풍에 따른 주식 투자 지속에 279억 달러 늘어난 9324억 달러로 이 역시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거래요인과 비거래요인은 각각 172억 달러, 106억 달러를 보였다. 해외 주식 투자 지속과 나스닥의 상승 등에 기인한다.
대외금융부채(외국인투자)는 48억 달러 줄어든 1조5367억 달러를 기록했다. 직접투자는 53억 달러 감소한 2750억 달러로, 거래요인은 28억 달러 늘었지만 비거래요인은 81억 달러 줄었다. 원화 약세에 따른 미 달러화 환산액 감소에 따른 영향이 컸다.
증권투자는 2억 달러 늘어난 9842억 달러를 보였다. 외국인의 주식투자 증가와 함께 코스피 상승 영향으로 지분증권은 89억 달러 늘었지만, 원화 약세로 인한 미 달러화 환산액 감소로 부채성 증권은 3765억 달러 감소했다.
박성곤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미국 주식 투자가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 방향성을 주도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며 “유럽 및 일본의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나스닥은 전고점 돌파 행진을 이어갔고, 투자자의 미국 기술주 등에 대한 매수세도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단기외채비중·단기외채비율. 안정적”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31억 달러 줄어든 3815억 달러를 기록해 3분기 만에 감소했다. 대외채권·채무는 금융자산과 대외금융자산 및 금융부채에서 지분성 항목 등을 제외한 확정 금융자산과 금융부채의 잔액을 뜻한다.
대외채권은 2분기 말 1조397억 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123억 달러 감소해 3분기 만에 줄었다. 일반정부는 4억 달러 감소했고, 중앙은행은 준비자산의 일시 감소에 따라 71억 달러가 줄었다. 예끔취급기관은 해외 단기대출금 조정 영향으로 94억 달러 축소됐다.
단기 대외채권은 예금취급기관의 대출금(-87억 달러)과 중앙은행의 준비자산(-70억 달러) 등이 감소하며 157억 달러 줄어든 6071억 달러를 기록했다. 장기 대외채권은 33억 달러 늘어난 4326억 달러로 집계됐다. 기타부문의 채무상품 직접투자(+18억 달러) 등이 증가한 데 기인한다.
2분기 대외채무는 6583억 달러로 전분기 말보다 92억 달러 감소했다. 일반정부, 예금취급기관 및 중앙은행 모두 부채성증권(각각 -51억 달러, -38억 달러, -9억 달러)을 중심으로, 기타부문은 무역신용(-8억 달러)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단기 외채는 9억 달러 늘어난 1420억 달러로 집계됐다. 장기 외채는 101억 달러 감소한 5163억 달러를 보였다. 국고채를 중심으로 원화 약세에 따른 미달러화 환산액 감소에 기인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4.4%로 전분기말 대비 0.8%포인트 상승했다. 단기외채비중은 21.6%로 전분기말(21.1%)보다 0.4%포인트 올랐다. 다만 이들은 2019~2023년 5개년 평균치(37.1%와 27.5%)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박 팀장은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과 준비자산 대시 단기외채 비율은 모두 전분기말보다 상승했지만, 이전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면서 “종합해 볼 때 우리나라 외채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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