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 Myeong기자] 선거 결과를 예측할 때 대부분은 여론조사나 전문가 의견, 혹은 주식시장을 참고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 사건에 베팅할 수 있는 분산형 예측 플랫폼이 더 정확한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과 뉴스위크(Newsweek) 등 주요 매체들은 전통적인 여론조사와 함께 분산형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의 승률을 보도하고 있다. 이는 예측 플랫폼이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도구로 더욱 주목받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분산형 예측 플랫폼인 폴리마켓은 무엇이고,기존 예측에 비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과제와 전망 등에 대해 알아본다.

# 분산형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이란? 

폴리마켓은 정치, 금융,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예측할 수 있는 베팅 플랫폼으로, 사용자들은 실제 돈을 걸고 자신이 예측한 결과에 따라 수익을 얻는다. 각 시장은 특정 질문으로 구성되며, 사용자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예측하는 주식을 사고 판다.  ‘주식’의 가격은 $0 또는 $1 사이에서 거래되며, 이 가격은 해당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 즉, 배당률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한 후보자의 주식이 51센트에 거래되고 있다면, 해당 후보자가 이길 확률이 51%라는 의미다. 사용자는 이 후보자가 승리할 것 같으면 해당 주식을 구매하면 된다. 선거가 끝나고 그 후보자가 실제로 승리하면, 주식 가격은 1달러로 상승하고, 이에 베팅한 사람들은 수익을 얻게 된다. 반대로, 일어날 가능성이 낮을수록 베팅 가격은 낮아진다.

# 전통적인 예측 플랫폼과 다른 점은

폴리마켓의 가장 큰 특징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기존 예측 시장은 중개인 혹은 중앙 관리자가 운영한다. 사용자는 거래 수수료를 내야 하고 때로는 플랫폼 규정에 따라 거래가 제한될 수 있다.

반면, 폴리마켓과 같은 분산형 예측 시장은 누구나 질문을 개설하고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블록미디어의 트래픽이 지난달보다 올라갈까?” 혹은 “비트코인이 연말에 10만 달러를 돌파할까” 같은 질문도 가능하다.

유동성 측면에서도 분산형 예측 플랫폼이 유리하다. 전통 예측 플랫폼은 운영자가 유동성을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유동성의 양과 질이 운영자 역량에 의해 좌우된다. 그러나 분산형에서는 다양한 사용자들이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자동화된 시장조성자(AMM)를 통해 이뤄지며 유동성을 제공한 사용자들은 거래 수익의 일부를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다.

분산형 예측 플랫폼은 중개인이 없기 때문에 수수료가 저렴하다. 또 분산이라는 특성 덕분에 더 높은 수준의 프라이버시가 가능하며, 지불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사용할 경우 국가 제한 없이 전세계 사용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다.

# 최근 왜 주목하는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폴리마켓이 여론조사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예측하면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폴리마켓의 창립자 셰인 코플란(Shayne Coplan)은 X를 통해 “폴리마켓이 가장 먼저 도널드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로 J.D. 밴스를 지목했다”고 주장한다.

Polymarket is the most culturally impactful product we’ve seen yet.

Easy to dismiss it as just another way to bet, but Polymarket is now helping people understand the truth on the most important world events.

At a time when truth has never been more uncertain, an information… pic.twitter.com/eGR0DYe75u

— Nick Tomaino (@NTmoney) July 23, 2024

그는 또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출마 포기도 기존 언론보다 더 일찍 그리고 더 높은 확률로 예측했다고 했다. 실제 지난 7월 4일 폴리마켓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경선에서 하차할 확률을 70%로 예측했고, 이는 실제로 바이든이 하차하기 2주 전에 이루어졌다.

학계에선 예측 플랫폼이 전통적인 여론조사보다 더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루트거스 대학교의 통계학 교수인 해리 크레인(Harry Crane)은 “예측 시장은 사건 중심으로 움직인다”며, “중요한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시장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 정확한 예측이 가능한 이유 ‘집단지성’과 ‘돈’ 

폴리마켓의 예측이 여론조사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이유는 무엇일까. 폴리마켓은 ‘군중의 지혜’ 집단 지성의 힘을 십분 활용한 플랫폼이다. 예측은 많은 사람이 참여할수록 그 정확성이 더욱 높아진다. 가령, 병 속에 캔디가 몇 개 있을까? 라는 질문이 있다. 100명이 추측해서 그 평균을 구하면 실제 개수와 몇 개 정도 차이가 날 것이다.

하지만 1000명 혹은 1만 명이 추측하면 그 차이는 단 한 자리 숫자로 좁혀진다. 폴리마켓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보 공유와 참여를 통해 더 많은 사용자가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용자도 자신이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베팅에 참여하기 때문에 더 정확한 집단 지성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경제적 이해관계 ‘돈’ 역시 예측 시장에 중요한 요소다. 크레인 교수에 따르면 베팅 시장에는 다양한 참가자가 참여하는데, 이들 대부분은 높은 수준의 정보에 기반해 신중하게 베팅한다. 여기에는 △단순히 흥미로 참여하는 레크리에이션 베터 △생계를 걸고 베팅하는 전문 베터 △후보자의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기업들이 포함된다.

이들이 이번 선거에 베팅한 금액은 7억9000만 달러(7월 24일 기준, 폴리마켓)에 달한다. 크레인 교수는”사람들은 많은 돈이 걸려 있을 때, 더 진지하고 솔직하게 행동하기 마련”이라며 “집중적으로 뉴스를 보고 정확한 정보에 기반해 베팅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치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폴리마켓은 정치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금융 시장에서는 금리 변동이나 주식 시장의 움직임에 대한 예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스포츠 분야에서는 슈퍼볼이나 올림픽 메달 수 예측 등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폴리마켓은 백신 배포 일정이나 공중 보건 조치에 대한 예측을 통해 공공의 기대와 정책의 영향을 분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 폴리마켓도 완벽하진 않다…프랑스 대선 결과는 예측 빗나가 

하지만 다른 여론 조사 및 데이터 분석 도구와 마찬가지로 폴리마켓도 완벽하진 않다. 실제 지난 6월 베터들은 도널드 트럼프가 조 바이든과의 토론에서 비트코인을 언급할 확률이 61%라고 예측했지만 이는 실현되지 않았다.

2024년 프랑스 대선 결과의 예측도 빗나갔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예측 시장은 대규모 뉴스 이벤트에 의존해 거래량을 발생시키는데, 이는 실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며 “정보의 정확성을 보장하기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내부 정보로 인해 결과를 미리 아는 사람이 베팅을 주도할 경우, 공정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폴리마켓은 이미 2022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14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고 시장을 정리한 바 있다.

규제 역시 걸림돌이다. 예측 시장은 도박으로 간주될 수 있어 규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로 폴리마켓은 미국 내에서 운영이 제한되어 있다. 이러한 규제는 폴리마켓이 풀어야 할 과제가 될 수 있다.

# 향후 전망은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폴리마켓과 같은 예측 시장이 대중의 의견을 평가하는 유용한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향후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글로벌 예측 분석 시장이 2024년 180억 2천만 달러에서 2032년까지 953억 달러로 연평균 성장률(CAGR) 23.1%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 마케팅,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에서 데이터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예측 도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머젠 리서치도“예측 분석 시장이 2032 년에 913 억 4 천만 달러에 달할 것이며 연평균 21.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포브스는 “폴리마켓은 집단 지성의 힘을 통해 전통적인 전문가 예측을 넘어서는 정확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탈중앙화 금융(DeFi)과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에 따라 더 큰 확장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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