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시스 박은비 기자] 한국은행이 역대 최장 기간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가계 부채 우려 등 금융 안정을 거듭 강조하자 증권가는 인하 시점을 오는 10월 혹은 11월로 전망했다.
22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1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금통위원 전원 만장일치 의견으로 향후 3개월 금리 전망은 3.25%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위원 4명, 유지는 2명이었다. 지난달 대비 인하 의견이 2명 늘어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한은도 연준 다음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연준위원들은 전날 공개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경제 지표가 예상대로 계속 나올 경우 다음 FOMC에서 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책 완화를 너무 늦게 하거나 너무 적게 하면 경제 활동이나 고용이 지나치게 약화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12월 한 차례 더 인하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장에서는 소수의견 없이 한은 금통위원 전원 만장일치 동결한 것에 대해 아쉬워하면서도 지난달보다 더 도비시(dovish·비둘기파, 통화 정책 완화 선호)해졌다고 평가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성명서만 보면 긴축의 명분이었던 금융 안정 노력을 정부에게 일부 맡긴 모습”이라며 “차선 변경을 위한 깜박이를 켠 게 5~7월 한은이었다면 이제는 핸들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 전망 연내 10월 한 차례 0.25%포인트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iM증권 등도 10월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이미 고금리 기간 자체가 예상보다 길게 유지된 만큼 이로 인한 경기 충격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한은이 10월 인하 이후 11월 연속 인하를 하지 못하거나 또는 10월에도 부동산 등 이슈로 동결 정책을 펼치게 된다면 내년 상반기에 겪게 될 경기 충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증권, 하나증권, 상상인증권 등은 11월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포워드 가이던스 인하 의견이 4명으로 늘었는데도 결국 만장일치 동결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부동산 가격, 가계대출 등 금융안정 위험 때문인 게 핵심”이라며 “다음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이달 대출 규모는 지난달보다 유의미하게 적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 자금 집행 시점을 고려하면 10월에 확인하는 9월까지도 정부 정책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고 단언할 수 없고 연내 1회 인하 전망은 11월에 더 무게를 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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