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점진적 금리 인하 신호를 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오전 8시 연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전례대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로 22∼24일에 개최되는 학술행사로, 올해 주제는 통화정책 효율성과 전달에 관한 재평가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압박 완화와 노동시장에 관한 우려 등 현재 경제 상황에 관한 평가를 공유하면서 금리 방향에 관한 힌트를 줄 것으로 보인다.
잭슨홀 연설이 다가오면서 금융시장에선 ‘빅 컷'(0.5%포인트 인하) 기대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이날 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인하 확률은 25%로 하루 전의 38%에서 뚝 떨어졌다. 이는 1주 전 수준과 같다.
지금은 0.25%포인트 인하 확률이 75%로 유력하게 여겨지고 있다.
금리 스와프 시장에는 연말까지 0.25%포인트씩 3회 인하가 가격에 반영돼 있다. 불과 이틀 전에는 1%포인트 인하가 예상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파월 의장이 공격적 금리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했다고 말했다.
전날 미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100지수는 1.7% 하락했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3.86%로 0.06%포인트 뛰었으며 달러화는 한 달 만에 최대 폭 상승했다.
CNBC도 파월 의장 연설에 놀랄 만한 소식이 담길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는 “파월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빠르게 내려가는 방식이 아니라 계단을 천천히 걸어 내려가는 방식을 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넷얼라이언스 증권의 앤드루 배너는 “연준은 9월에 금리를 내리겠지만 지금으로선 아무도 0.5%포인트 인하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 영국 케임브리지대 퀸스 칼리지 총장은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의 연준 금리 인하에 관한 기대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슬레이트스톤 웰스의 케니 폴카리는 “지금은 연준이 연말까지 몇차례나 금리를 내릴지가 화두”라며 “미국 경제가 침체기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0.25%포인트씩 3차례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파월 의장이 7월 FOMC 때보다 물가에 관해 조금 더 자신감을 드러내고 노동시장 약화 위험을 더 강조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연말까지 3차례 FOMC 회의 때마다 금리를 인하해서 결국 약 2%포인트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대부분 파월 의장이 금리를 얼마나 빨리 내릴지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올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엑은 파월 의장이 이번 연설에서 9월 0.25%포인트 인하 이후에 관해선 힌트를 주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연준 이사인 루 크랜덜 라잇튼-ICA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 금리 인하라는 방향은 모호하지 않지만, 인하 속도 등 구체적 사항은 앞으로 회의 때까지 나올 지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빅컷이 이뤄지려면 9월 6일 발표될 8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가 상당히 부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 연설 전에 잭슨홀에 온 다른 연준 인사들의 금리 발언도 주목받았다.
제프리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 전에 이를 뒷받침할 지표를 더 보고 싶다고 말했다.
보스턴 연은의 수전 콜린스 총재는 금리인하는 점진적이고 체계적 속도가 적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이에 동의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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