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가 2% 넘게 급등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통화정책 기조전환(피벗)에 대한 기대감이 유가를 밀어 올렸다.
2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82달러(2.49%) 급등한 배럴당 74.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80달러(2.33%) 뛴 배럴당 79.02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유가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은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연설이었다.
파월 의장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정책을 조정할 시간이 다가왔다”며 “우리의 여정은 방향이 명확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이 발언은 그간의 긴축적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시장은 9월부터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향후 금리인하 폭을 본격적으로 추산하기 시작했다.
금리가 낮아지면 소비 여력이 커지기 때문에 원유 수요도 늘어난다고 여겨진다. 9월 금리인하론은 이미 기정사실화 했으나 이날 파월 의장이 공식화하면서 원유 매수 심리가 자극받았다.
한편으론 이스라엘과 주변국 간 군사적 긴장이 여전하지만, 현재로선 관련 위험 프리미엄이 유가에서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RBC캐피털마켓츠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상품 전략 총괄은 “현재 유가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않는 한 가지는 지정학적 위험”이라며 “그것은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짚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하겠다고 천명한 이후 지난 몇 주간 원유 시장은 중동의 갈등 국면에 주목했으나 아직은 이렇다 할 충돌이 발생하지 않았다.
크로프트는 “원유 시장은 수요와 관련된 우려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중국의 원유 수요가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거시 전망에 대한 더 광범위한 우려와 마찬가지로 시장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상승에도 불구하고 WTI 가격은 이번 주 0.9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연간 비농업 고용 수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유가를 눌렀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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