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도주가 부재한 가운데 테마주가 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와 엠폭스(MPOX·원숭이 두창)가 재유행하면서 제약·바이오·진단키트 관련 종목에 투자자들이 몰리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테마성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가격 흐름일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 입원환자 수가 대폭 늘어나고 해외에서 엠폭스 등 감염병이 확산하면서 감염병 관련 관련주가 무더기로 폭등했다.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바이오주가 8개를 싹쓸이했다. 미코바이오메드(134.46%), 진매트릭스(112.20%), 우정바이오(100.68%), 셀리드(90.78%), 바이오텐(66.61%), 셀레믹스(66.32%), 올리패스(63.93%), 그린생명과학(59.69%) 급등했다.
지난 20일 우정바이오 주가는 가격제한폭(29.89%)까지 치솟으며 3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진매트릭스(7·8일)와 셀레믹스(12·13일), 셀리드(12일), 피씨엘(8일) 등이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고, 셀리드는 20일 하루 동안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전날에는 종목별로 상승세가 갈렸다. 오미크론 대응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셀리드(6.44%)와 세니젠(29.97%), 엔젠바이오(0.88%) 등은 상승했다. 반면 그린생명과학(-3.72%), 신풍제약(-5.43%), 진원생명과학(-9.34%), 수젠텍(-10.66%), 씨젠(-13.89%), 올리패스(-13%), 휴마시스(-11.72%), 바이오텐(-0.90%) 등은 하락했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장세가 이어지자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투자유의안내’를 발동했다. 지난 1∼20일 주가가 평균 82.7% 급등한 15종목에 대해 33회 시장 경보 조치를 발령했다.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한 달 전보다 6배 넘게 늘어나는 등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표본감시 입원환자 수는 올해 6월 말부터 증가세로 돌아서고 8월 셋째 주 1444명으로 올해 최대 수준을 보였다. 한 달 전인 7월 셋째 주 226명보다는 6.4배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증가세는 둔화되는 양상이다. 정부는 애초 예측한 35만명보다 발생 규모가 작을 것으로 보고 치료제 공급에 속도를 내고 더 많은 응급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평년보다 당직 병의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바이오 테마주는 대부분 중소형주이고 비정상적인 가격 흐름일 가능성이 높아 ‘묻지마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실제 과거 백신 개발 관련 계획을 발표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상장폐지되는 등 과거 전염병 관련 불공정거래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관련 치료제나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의 개선이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도 “테마성으로 가격이 급등락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비정상적인 가격 흐름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테마주는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사이클이 반복돼 왔다”면서 “대형주 중심으로 주가 흐름이 회복된다하더라도 당분간은 성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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