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통화정책을 조정할 때가 왔다” 선언에 9월 빅컷(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원·달러가 5개월 만에 1320원대로 빠졌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달러 힘이 빠지며 1300원대 터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다만 이미 9월 인하 기대가 반영됐다 큰 폭으로 빠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추가 하락에는 추가 지표 확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30분 현재 원·달러는 전일 오후 3시30분 종가(1338.8원)보다 14.8원 내린 1324.0원에 거래 중이다. 새벽 2시 종가(1328.0원)에 비해서는 4.0원 내렸다. 1320원대 환율은 종가 기준 지난 3월 21일 기록한 1322.4원 이후 5개월 만이다. 장중 최저가는 1323.4원이다.
이날 환율 하락세는 연준의 9월 빅컷(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부각된 결과다. 파월 연준 의장은 23일(현지시각)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을 통해 “통화정책을 조정할 시간이 다가왔다”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이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해석을 내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예상은 100%로 0.25%포인트 인하는 파월 의장 연설 전 76%에서 64%로 줄었고, 0.5%포인트 인하 전망은 24%에서 36%로 치솟았다. 파월 발언은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다우존스30은 전장보다 1.1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15%, 나스닥은 1.47% 급등했다.
달러값은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는 100선대로 떨어졌다. 연중 최저 수준이다. 달러 가치 하락은 엔화값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달러당 엔화값은 이달초 150엔대에서 현재 143엔대로 떨어졌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 당 921원대서 거래 중이다.
엔화값 오름세는 일본은행(BOJ)은 점진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강화된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 23일 중의원(하원) 재무금융위원회 심사에서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해 간다는 기본적인 자세에 변함이 없다”며 금리 인상 기조를 재확인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환율이 달러 약세에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본다. 파월 의장이 미 연준의 통화정책 목표가 물가에서 고용으로 전환됐음을 공식 발표했다는 점에서 고용 지표 예상에 따라 큰 등락을 보이면서 1300원대 터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iM증권은 이번주 환율 예상 범위를 1300~1350원으로 제시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9월 미 연준의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관심은 빅 컷(50bp) 가능성”이라면서 “9월초에 발표될 8월 고용보고서 결과가 빅 컷 가능성과 이에 따른 달러 추가하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봤다.
반면,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이번주 초반에는 환율 하방 압력이 강해지지만,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고용 및 소비지출 지표 발표, 중동 리스크가 낙폭을 제한하며 약보합을 보일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미국의 고용 보고서는 미 노동부가 내달 6일 내놓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7일 열린다.
신한은행은 이번주 원·달러 예상 범위를 1310~1335원으로 전망했다. 소재용 연구원은 “중동 리스크 가 해소되는 가운데 미국의 고용 경기 둔화세가 재확인될 경우 연준의 빅컷 기대가 확산되며 낙폭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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