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프랑스 당국이 텔레그램의 창립자이자 CEO인 파벨 두로프를 구금하면서 러시아와의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에 따르면, 두로프는 지난 토요일 밤 파리 북쪽에 위치한 르부르제 공항에 도착한 후 프랑스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에 러시아 외무부는 자국 외교관이 두로프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즉각 요구한 상태다.
#프랑스 당국 “텔레그램 아동 포르노 방조 혐의” 주장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번 구금은 텔레그램의 아동 포르노 확산 방조 혐의와 당국의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럽에서는 텔레그램이 아동 성범죄자, 마약 밀매자, 기타 범죄자들이 불법 활동을 펼치는 데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텔레그램은 성명에서 “두로프는 숨길 것이 없다”며 “이번 사태의 신속한 해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텔레그램 “디지털 법 준수…숨길 게 없다”
텔레그램은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유럽연합의 디지털 서비스 법(Digital Services Act)을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법은 대형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이 불법 콘텐츠와 서비스의 유통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텔레그램은 유럽연합이 규정한 ‘매우 큰 플랫폼(사용자 수 4500만 명 이상)’으로 지정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감시와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다. 텔레그램은 또한 두로프가 유럽을 자주 여행하기 때문에 그가 구금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벨 두로프는 2021년에 프랑스 시민권을 취득했으며, 아랍에미리트와 프랑스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적대적인 행위로 간주…서방에 대한 반감↑
러시아 정부는 프랑스의 이번 조치에 대해 러시아에 대한 적대적인 행위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아 자하로바는 프랑스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프랑스 외무부에 두로프에 대한 영사 접근을 요구하는 공식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녀는 또한 국제 인권 단체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주목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내부에서는 두로프에 대한 비판과 함께 서방 국가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보안위원회의 부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는 “두로프가 러시아를 떠나 고국 없이도 잘 살고 싶어 했지만, 이제는 자신이 러시아인으로서 서방의 공통된 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두로프의 구금 사건은 유럽과 러시아 간의 긴장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텔레그램이 러시아와 서방 간의 갈등을 일으킬 중요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