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면 경기침체, 빠르면 인플레 딜레마…고용지표에 달려
주요국 정책전환에 글로벌 경제는 변동성 커져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주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통해 최우선 정책과제를 ‘물가 안정’에서 ‘고용시장 안정’으로 바꾸었다.
이제 이 목표를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어느 정도의 속도로 내려야 경제가 별 탈 없이 굴러갈지가 관심이다.
천천히 할 경우 경기침체가 나올 수 있고, 빠르게 내리자니 인플레이션 우려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연준은 지난 2022년 정책목표를 인플레이션 대처에 맞추면서 금리를 빠르게 올렸다.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시중에 풀었던 돈이 물가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2년이 지난 현재 고용 시장 안정으로 목표가 다시 바뀌면서 필요한 정책을 펴야 할 때가 왔다. 금리를 내려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향후 고용시장의 향방이다.
최근의 실업률 상승이 고용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지표인지, 아니면 경기침체의 전조인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답은 앞으로 나올 고용지표에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평가했다.
파월 의장의 말대로 연준은 노동 시장의 추가 하락을 추구하거나 환영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빨리 인하할지는 노동시장의 추이에 달려있다고 봐야 한다.
현재 5.25%~5.50%인 연준의 기준 금리는 경제 활력을 제한하고 노동시장을 위축시키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연준이 생각하는 ‘중립 금리’ 중간 추정치 2.8%를 훨씬 상회한다.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해 계속 하락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준은 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ADP 연구소의 넬라 리처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은 확실히 냉각되고 있지만 이게 안정화되는 단계인지, 아니면 더 빠르게 식으려고 잠시 숨 고르는 단계인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연준 인사들을 비롯한 여러 경제전문가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팬데믹의 극한 상황이 ‘정상화’로 변하는 추세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고용에 대한 긴박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아울러 급격한 금리 인하 시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로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이 아직 낮은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너무 빨리 인하할 경우 인플레이션 위험에 다시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제 측면에서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정책 전환은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이 디플레이션을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 위험을 가중시킨다.
중국은 예상보다 부진한 2분기 성장을 발표하면서 인민은행이 지난달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피에르 올리비에 구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세계 경제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의 약한 성장은 다른 나라들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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