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대입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한은이 금리를 조정하는 것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을 더 효과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다”면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교수님들이 결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총재는 27일 오후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교육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행정제도 및 입시제도 개편을 중심으로’ 주제로 열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국은행 공동 심포지엄’ 폐회식에서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통화정책보다 구조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교육열에서 파생된 끝없는 수요가 강남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고착시킨다”면서 “입시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자녀가 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 서울로, 그리고 강남으로, 주택 구입이 어려우면 전세로라도 진입하고 한다”며 지나친 입시 경쟁이 수도권 집중과 부동산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초과수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보유세 등 세제나 다른 정책수단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집주인이 전세값을 인상해 전가하면 그만이니 해결이 쉽지 않다”며 부동산 급등 문제 해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총재는 또 “구조적인 제약을 개선하려고 하지 않고 단기적으로 고통을 줄이는 방향으로 통화·재정정책을 수행한다면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는 지난 20년과 같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 중에서 서울 출신 비율은 32%로 서울의 학령인구 비율인 16%보다 두배 높고, 강남 3구의 경우 3배에 달한다”면서 “동질적인 학생들이 몰리는 것보다 다양성을 도모하는 것이 부의 대물림을 완화하고 능력에 따른 학생 선발이라는 관점에서도 낫다”고 평가했다.
그는 끝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교수님들의 결단으로 변화가 시작되어 대치동 학원들이 전국으로 분산되고, 지방의 중고등학생이 입시를 위해 서울로 이주해올 필요가 없다”면서 “매년 학기 초가 되면 각 지역 고등학교의 입학 환영회 플래카드가 대학 정문에 걸리는 대학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정민수 한은 조사국 지역연구지원팀장이 ‘수도권 집중에 대응한 거점도시 중심 균형발전’에 대해, 이동원 한국은행 미시제도연구실장은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 주제로 세션을 맡았다.
이 실장은 발표에서 입시경쟁 과열 해소 방안으로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주장했다. 그는 “입시경쟁 과열은 저출산·만혼 및 수도권 인구집중 등을 야기한다”면서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사회경제적 배경의 입시 영향 축소를 통한 ‘로스트 아인슈타인(잃어버린 인재)’현상을 완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비례선발제는 서울대 등 상위권대가 자발적으로 입학 정원을 지역별 학령 인구 비율로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각 대학이 선발 기준과 전형방법 등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정부는 이를 적극수용하고 필요에 따라 재정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대입전형계획 준수 여부를 사후 감독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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