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가 2% 넘게 급락했다. 리비아의 산유 중단 우려로 전날 3% 넘게 급등했던 유가는 불안감이 과도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상승분을 상당폭 되돌렸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89달러(2.44%) 급락한 배럴당 75.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88달러(2.31%) 밀린 배럴당 79.55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WTI 가격은 3.46% 급등했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데다 리비아가 내정 갈등으로 산유를 중단한다고 공표하면서 공급 우려가 유가를 밀어 올렸다.
리비아 동부 지역인 뱅가지의 정부는 지난 25일 모든 유전을 폐쇄하고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생산과 수출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유전 지대가 많은 동부를 장악한 국가안정정부(GNS)와 수도 트리폴리를 비롯해 서부를 통치하는 통합정부(GNU)는 리비아 중앙은행 총재의 거취를 놓고 갈등하고 있다.
원유 업계에 따르면 리비아는 하루 약 1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세계 시장에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수출한다. 이 중 상당 부분은 유럽 국가가 수입하는데 리비아가 원유 생산을 중단하면 미국산 원유가 품귀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RBC캐피털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상품 전략 총괄은 “리비아는 동부 지역 정부의 경우 산유 시설을 전등 스위치처럼 끌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비아가 산유를 일거에 중단하기보단 점진적 접근을 택하면서 내분을 조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VB에너지인터내셔널의 사라 바크슈리 설립자는 “리비아의 모든 생산 기지가 갑자기 닫히기보단 점진적인 혼란이 있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리비아에서 발생한 혼란이 단기적일 것이라며 시장에 나오는 리비아산 원유는 9월에 하루 60만배럴, 10월에는 2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은 그러면서 브렌트유의 내년 평균 가격 전망치를 기존의 82달러에서 77달러로 낮췄다. 브렌트유의 단기 가격 전망치도 70~85달러로 5달러 하향 조정했다. 리비아 문제가 유가를 좌우할 핵심 요인은 아니라고 해석한 것이다.
골드만의 다안 스트루이븐 석유 연구 총괄은 투자 노트에서 “중국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함에 따라 원유 수요가 약해졌다”며 “미국에서는 공급이 효율성 향상에 대한 기대치를 뛰어넘고 있다”고 분석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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