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박광온 기자] 미국 거대 양당 대선 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두 ‘관세 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 수십년 간 ‘자유무역’을 추구하던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책적 변화를 꿰한 것으로, 고율 관세가 물가를 올리는 등 경제적 압박을 가하더라도 “정치적으론 승리하는 공식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각) ‘해리스와 트럼프는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관세를 받아들인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어 이같이 보도했다.
◆”해리스·트럼프, 관세를 미국 제조업 보호하기 위한 필수 도구로 여겨”
NYT는 관세에 대한 두 후보의 세부 접근법은 다르지만, 모두 미국 제조업체를 중국 및 기타 글로벌 경쟁자로부터 보호하는 필수 도구로서 받아들이고 있다는 측면에서 같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할 경우 수입품에 대한 10~20%의 전면 관세(보편적 관세)와 중국 수입품에 대한 60% 이상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 공언해 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아직 관세 접근법에 대해선 공식적인 의견을 밝히진 않았으나, 그의 캠프 대변인인 찰스 루트바크는 최근 성명을 내어 “해리스는 미국 근로자를 지원하고 경제를 강화하고 적대자들에게 책임을 지우기 위해 전략적인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몸담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도 초기엔 전임자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對)중국 무역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으나, 이후 해당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며 강경 기조를 이어갔다.
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는 기존 25%에서 100%로 인상했다. 이외에도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철강 및 의료 제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도 제안한 상태다.
◆양당, 지난 수십 년간 ‘관세 인하’ 우선시해왔는데…”무역 사고방식 뒤집혀”
이에 대해 NYT는 미국 거대 양당이 수십 년간 추구해 왔던 ‘자유무역’과 궤를 달리하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은 수입품에 세금을 부과하면 경제적 비효율성이 생기고, 자유 무역이 성장을 위한 최고의 방법이라고 믿었다”며 “그러나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이 같은 무역 사고방식이 올해 뒤집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관세를 인상하기보다는 낮추기 위해 싸웠던 지난 날들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며 “세계화로 인한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 감소와 중국의 저렴한 수출 집중이 개방적인 무역에 대한 양당의 반발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관세와 국내 산업 투자를 옹호하는 ‘번영하는 미국을 위한 연합’의 수석 부사장인 닉 이아코벨라는 “경제 정책과 무역 문제에 있어서 두 주요 정당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지 관세 행정부가 될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경제학자 메리 러블리는 관세에 대해 “오늘날의 해결책, 즉 공허해진 제조 부분과 소외된 지역사회, 소득 불평등에 대한 이른바 ‘치료제’인 듯하다”고 말했다.
◆”관세 정책, 경제적 압박 가하더라도 정치적으론 승리 공식”
NYT도 관세가 어느 정도 경제적 압박을 가하더라도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승리 공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경기를 공식적으로 판단하는 기관인 전미경제연구소(NBER)이 지난 1월 발표한 ‘미국에서 트럼프 관세가 고용과 선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미국 중부 지역에서 고용을 늘리지 못했다.
농업 부문 일자리에선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해당 지역 주민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해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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