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마크롱, 두로프 텔레그램 본사 프랑스 파리로 이전 권유”
“프랑스·UAE, 공조로 두로프 휴대전화 해킹…추후 시민권 부여”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 ‘텔레그램’을 만든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를 체포한 프랑스의 과거 행적이 드러났다.
2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18년 두로프를 오찬에서 만나 텔레그램 본사를 자국 수도 파리로 이전하라고 권유했다가 거절당했다.
오찬이 있기 1년 전에는 프랑스와 아랍에미리트(UAE)가 공조해 두로프의 휴대전화를 해킹하기도 했다.
해킹 공작은 프랑스 보안 당국은 이슬람국가(IS)가 텔레그램을 사용해 요원을 모집하고 공격을 계획하는 데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성사됐다. 반체제 인사, 마약 밀매업자, 사이버 범죄자에 이르는 위험 세력이 텔레그램을 사용하는 것도 두로프가 해킹 대상에 오르는 이유가 됐다. 프랑스와 UAE는 ‘퍼플 뮤직’이라는 작전명으로 작전을 실행에 옮겼다.
다만 두 사건이 두로프가 최근 프랑스에서 체포된 일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두로프 측근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수년 동안 법 집행 당국으로부터 소환장과 법원 명령을 여러 차례 받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두로프는 정부가 텔레그램을 통제하지 못하도록 싸워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4년에는 러시아로부터 우크라이나 시위대 통신 내역을 공개하라는 압박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텔레그램은 이제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준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법에 따라 텔레그램에서 불법 콘텐츠가 확산하면 당국에 협조해야 한다.
프랑스와 UAE는 2021년 두로프에게 시민권을 부여했다. 같은 해 UAE는 7500만 달러(약 1001억원) 넘게 텔레그램에 투자했다.
그 덕에 두로프는 지난해 프랑스 노르망디 자전거 여행을 포함해 자유롭게 유럽을 거닐 수 있었고, 올해 미국을 여러 차례 방문할 수 있었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협조를 원하는 연방수사국(FBI)이 공항에서 자신을 맞았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이듬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텔레그램의 중요성은 크게 높아졌다. 러시아 전역에서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체포된 두로프는 프랑스 검찰로부터 마약 거래, 자금세탁 공모, 아동 음란물 유통 조장 등 12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체포 기한은 오는 28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두로프가 프랑스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는다면 최장 20년까지 옥살이를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두로프의 체포는 독립적인 수사에 의한 것이라면서 정치적 동기가 있다는 주장을 배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두로프를 체포할 만한 중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이를 정치적 사건으로 간주하겠다고 반발했다. 주프랑스 러시아대사관도 프랑스 측이 두로프 체포와 관련한 협조를 피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옛 소련 태생의 두로프는 미국 메타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와 견줘 ‘러시아의 저커버그’로 불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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