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암호화폐 시장이 28일 뉴욕 시간대 중반 앞서의 반등 시도를 접고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장 초반 6만 달러를 회복했던 비트코인은 5만9000 달러 아래로 후퇴했다.
디지털 자산 시장의 약세는 이날 뉴욕 증시 마감 후 예정된 인공지능(AI) 칩 메이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으로 풀이된다. 뉴욕 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하면서 암호화폐 시장도 압박을 받는 모습이다.
뉴욕 시간 28일 오후 1시 35분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800억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4.02% 감소했고 이날 뉴욕 시간대 초반과 비교해 300억 달러 줄었다. 비트코인은 5만8778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4.90%, 이더리움은 2507 달러로 2.98% 내렸다.
CNBC는 전일 저녁 시작된 비트코인의 하락 흐름에 대해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불안감, 선물 시장 청산,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마운트 곡스 채권 상환 등과 관련된 매도 압력이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직전 8일간의 순유입 행진을 끝내고 전일 순유출로 전환됐고 이더리움 현물 ETF가 9일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기록한 것도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뉴스레터 ‘크립토 이즈 매크로 나우’의 저자 노엘 아치슨은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시장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현금을 확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기업 수익 측면에서의 악재는 전체 증시 급락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위험 회피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무엇이든 팔 수 있는 것을 매각하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암호화폐 자산에도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치슨은 “하지만 엔비디아의 수익이 예상을 상회하는 경우 증시가 급등하더라도 암호화폐는 부진한 성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녀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기술주들은 (현재로서는) 포트폴리오 위험을 높이는 주된 수단이며 많은 투자자들에게 있어 엔비디아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보다 보다 이해하기 쉽고 정당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