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9일 증권업계와 만나 “그간 투자자 신뢰 회복 노력에도 불완전판매와 불법 공매도 등 소비자 신뢰를 저해하는 사건들이 있어왔다”며 “정부는 불법·불공정 문제에 대해 무관용 원칙 하에 엄정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적극적인 기업 밸류업 지원과 기업금융 활성화 노력 등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업계 간담회를 진행했다.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은행·여신·보험에 이어 네번째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다.

김 위원장은 “레고랜드 사태 당시 단기수익에 치중한 특정 부문으로의 쏠림현상이 증권업계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금융시스템 리스크 확산 우려로 이어졌다”며 “자본시장과 역동적인 경제 성장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금융회사로 증권사의 역할과 운용도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강조한 건 △기업 밸류업 △기업금융 강화 △리스크 관리 △투자자 보호 등이다. 특히 투자자 보호 문제를 거듭 말한 김 위원장은 “전날 불법 공매도 문제를 해소하긴 법률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만큼 증권사들도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등 제도 개선 방안의 이행 준비를 차질 없이 해달라”며 “투자자 피해와 기관 내부의 사건사고 예방을 위해 내부통제장치 재점검 등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증권사가 자금중개자이자 기관투자자로 밸류업 기업의 자금 흐름을 이끌어나가는 한편 기업가치를 세심하게 분석·평가해 투자 판단에 활용될 수 있는 정보를 시장에 제공하는 역할도 시행해달라”며 “증권사 스스로도 상장기업으로서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자 소통에 노력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본연의 업무인 기업금융 강화도 거론했다. 김 위원장은 “2013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2016년 초대형 기업금융(IB) 등 증권사의 기업금융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제도가 마련됐고 그 결과 증권사 외형은 상당부분 성장해왔지만, 혁신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이 미미하고 부동산 금융에 편중돼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금융사라는 측면에서 증권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재정비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정부도 도입 10여년이 경과한 종투사 제도의 공과를 평가하고 향후 필요한 제도 개선 방향을 업계와 함께 논의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최근 증권사가 특정 IB사업에 치중한다는 지적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IB사업 현황을 진단하고 사업을 재조정해 IB사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밝혔다.

서 협회장은 이어 “기업금융 업무를 확대해 기업에 실질적인 지원을 하는 한편 IB사업에서 경쟁력있는 분야를 발굴하고 사업을 다각화해 시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금융당국에도 이와 관련한 제도적 지원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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