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올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규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의 90% 이상은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있다. 금리 수준이 변동형보다 낮고 한도는 더 크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망보다는 현재 유리한 상황으로 선택이 몰린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5년 고정금리(혼합·주기형)는 지난 28일 기준 3.63~6.03%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의 주담대 6개월 변동금리(신규 코픽스)는 4.57~6.67%로 나타났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하단은 0.94%포인트, 상단은 0.6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시중은행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소득 5000만원인 직장인이 다른 대출 없이 주담대를 연 4% 금리, 30년 만기로 원리금균등상환할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제한에서 현재 한도는 변동형 3억3000만원, 혼합형 3억3900만원, 주기형 3억4400만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현재 스트레스 DSR 1단계 상황에서 붙는 가산금리를 적용한 상품별 적용 금리는 변동형 4.38%포인트, 혼합형 4.23%포인트, 주기형 4.11%포인트 순으로 낮아진다.
같은 조건에서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되면 수도권 기준 변동형 3억300만원, 혼합형 3억2000만원, 주기형 3억3400만원이 된다. 스트레스 DSR 2단계에서 상품별 적용 금리는 변동형 5.20%, 혼합형 4.72%, 주기형 4.36% 순으로 내려간다. 때문에 DSR 규제에서 한도 영향이 가장 적은 주기형으로 신규 차주가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은행에서 신규 취급한 주담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해 12월 89.4%에서 올해 들어 90% 넘어서며 상승세를 이어가 6월 기준 94.9%를 기록했다. 이 기간 변동금리 비중은 10.6%에서 5.1%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은행 주담대 잔액 기준으로는 고정금리가 지난해 말 59.2%에서 올해 상반기 말 63.4%로 상승했다. 이 기간 변동금리 비중은 40.8%에서 36.6%로 내려갔다. 주담대를 비롯한 가계대출 전체로는 6월말 고정금리 43.0%, 변동금리 57.0% 수준을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정형 비중을 높이라고 주문했고, 이에 따라 은행권은 변동형 대비 고정형 금리를 낮춰 선택을 유도해 왔다”며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되면 상품별 한도가 더 크게 벌어지기 때문에 주기형을 선택하는 차주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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