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시스 이명동 기자]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 ‘텔레그램’을 만든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에서 체포된 뒤 한 억만장자에게 연락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목된 인물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한 사건에 정통한 소식통은 29일(현지시각) AFP에 “두로프는 체포된 뒤 이동통신 그룹 일리아드 회장 겸 창업자인 그자비에 니엘에게 자신의 체포 사실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프랑스 통신 재벌 니엘 회장을 통해 구명 방법을 찾으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소식통은 “두로프는 심문 과정에서 자신과 마크롱 대통령의 관계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르몽드는 두로프가 프랑스에 도착한 날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만나기로 돼 있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수도 파리가 아니라 프랑스 북부 파드칼레주에 있는 주거 공간에 있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크롱 대통령이 2018년 두로프를 만나 텔레그램 본사를 파리로 이전하라고 권유하는가 하면 한해 앞서서는 프랑스와 아랍에미리트(UAE)가 공조해 두로프의 휴대전화를 해킹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두로프 체포는 독립적인 수사에 의한 것으로 정치적 동기가 있다는 주장을 배제했다.
전날 프랑스 검찰은 두로프를 불법 거래 온라인 플랫폼 운영 방조, 아동 음란물 소지·유통 조장, 자금세탁 공모 등 혐의 등으로 예비 기소했다. 500만 유로(약 74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출국금지 상태로 석방된 그는 매주 두 차례 경찰에 출석해야 한다.
두로프는 아제르바이잔에서 전용기를 타고 프랑스로 향하던 중 지난 24일 파리 부르제공항에서 체포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두로프를 체포할 만한 중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이를 정치적 사건으로 간주하겠다고 반발했다. 주프랑스 러시아대사관도 프랑스 측이 두로프 체포와 관련한 협조를 피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옛 소련 태생의 두로프는 미국 메타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와 견줘 ‘러시아의 저커버그’로 불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