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프랑스가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를 예비 기소하면서 기업공개(IPO)를 통한 ‘대박의 꿈’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전 세계 10억 명의 사용자를 지닌 메신저 앱 텔레그램의 재정적 미래가 불투명해졌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램은 두로프가 100% 소유한 비상장기업으로 오는 2026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상장을 앞두고 일부 투자자들은 텔레그램의 기업가치를 300억 달러(약 40조 원) 이상으로 평가하면서 직접 투자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두로프는 이를 전부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해에만 1억 달러(약 1천334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텔레그램의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두로프는 24억 달러(약 3조2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두로프는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IPO에 앞서 공모가에서 할인된 가격에 원금을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글로벌 투자업계의 큰손인 아부다비투자청(ADIA) 등이 매입한 회사채의 만기는 상장 시기와 맞물리는 2026년이다.
문제는 프랑스에서 미성년자 성 착취물 유포 등의 공범으로 수사를 받게 된 두로프 때문에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텔레그램의 매출은 주로 광고에서 발생하지만, 광고주 입장에서는 미성년자와 관련된 성범죄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진 텔레그램과의 거래를 회피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 같은 우려는 텔레그램의 회사채 가격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두로프의 체포 소식이 알려진 후 채권시장에서 텔레그램의 회사채 가격은 10% 가까이 폭락했다.
텔레그램의 미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창업자이자 CEO인 두로프가 “텔레그램이 제공하는 각종 기능 중 내가 깊게 관여하지 않는 것은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세부적인 분야에서까지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두로프에게 적용된 일부 혐의는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최대 10년형까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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