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미국 대통령 선거를 두 달여 앞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단일 이슈 암호화폐 투표자들 사이에서 지지율을 높이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30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페어리 디킨슨 대학이 이날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암호화폐를 보유한 801명의 미국 유권자 중 트럼프를 지지하는 비율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보다 12% 포인트 높았다.
반면, 암호화폐를 보유하지 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해리스가 12% 포인트 앞서는 결과를 보였다.
페어리 디킨슨 대학의 댄 카시노 교수는 “트럼프가 암호화폐 커뮤니티에 접근해온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암호화폐 소유자들이 생각보다 더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각 후보의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묻지 않았다. 트럼프는 2021년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부른 적이 있으나, 2024년에는 암호화폐 산업을 옹호하고 암호화폐 기부금을 받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반면, 해리스 현 부통령은 7월 21일 캠페인 시작 이후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관련 이슈에 대해 대부분 침묵을 유지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후보는 “암호화폐 산업의 성장을 위한 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정도에 그쳤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소속 후보였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출마를 철회하고 트럼프를 지지하겠다고 발표하기 전 이뤄졌다.
케네디를 지지했던 단일 이슈 암호화폐 투표자들이 자동으로 트럼프를 지지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케네디는 민주당과 공화당을 아우르는 지지를 받는 것으로 보였다. 케네디는 여전히 많은 주에서 투표용지에 그대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미국의 선거인단 제도로 인해, 특정 후보가 주에서 승리하면 해당 주의 모든 선거인을 가져가게 된다.
카시노 교수는 “암호화폐 소유자들이 보수파, 진보파, 또는 MAGA 유권자들이 아니라는 사실은 그들이 누구에게나 지지를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번 선거가 박빙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은 무시하기에는 너무 큰 집단이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