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가 3% 넘게 급락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10월부터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위주로 원유 공급이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에 유가가 강하게 하방 압력을 받았다.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36달러(3.11%) 급락한 73.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14달러(1.43%) 밀린 78.80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하락으로 WTI 가격은 이번 달 낙폭이 5.60%까지 벌어졌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 낙폭이다. 두 달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WTI 가격은 지난 5개월 가운데 4개월을 하락했다. 이번 주 하락률은 1.71%로 3주 연속 약세다.
이날 유가에 하방 압력을 넣은 것은 공급 확대에 대한 불안감이다. OPEC 및 동맹국으로 구성된 OPEC+는 10월부터 기존 계획대로 산유량을 늘릴 예정이다.
프라이스퓨쳐스그룹의 필 플린 분석가는 “OPEC+가 석유 감산량을 줄여나가기로 얘기하고 있다는 것이 오늘 우리를 정말 힘들게 한 헤드라인이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이날 발표된 7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지표에서 소비가 견고했다는 점도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미국의 소비가 견고하면 그만큼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50bp 금리인하(빅 컷)를 단행하기가 꺼려지게 된다. 금리인하 폭이 크면 그만큼 원유 소비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은 7월 PCE 결과에 실망하는 것이다.
플린은 “적당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만 내릴 것이라는 점을 확고히 할 수 있다”며 “50bp 인하를 바라는 사람들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아의 내정 갈등이 길어지고 있는 점은 유가에 상승 재료로 남아 있다.
리비아는 최근 유전 폐쇄로 총 석유 생산량의 약 63%가 손실됐으며 동부와 서부의 경쟁 세력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내셔널오일코퍼레이션(NOC)에 따르면 앞서 사흘간 리비아의 산유량은 15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유 컨설팅펌 래피단에너지는 리비아의 산유 감소량이 하루 90만배럴에서 100만배럴에 달할 것이라며 이같은 차질은 향후 몇 주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리비아는 내정 갈등으로 원유 생산을 중단한다고 이번 주 공표한 바 있다. 리비아 동부 지역인 벵가지의 정부는 모든 유전을 폐쇄하고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생산과 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마타도어이코노믹스의 팀 스나이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리비아의 산유 중단이 어느 날엔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다가 다른 날에는 완전히 무시되는 모습”이라며 “이런 광경을 보는 게 흥미롭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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