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2024년 8월 31일 오후 10시 52분 게재한 칼럼을 다시 전송합니다.
[JJ 칼럼] 두 도시 이야기…아파트를 살 수 없다면, 건설사 · 모기지 금융사 주식이라도 사라
[뉴욕=블록미디어 James Jung 특파원] 미국 건설회사, 모기지 금융회사 주식 얘깁니다. 한국 주식 아닙니다.
밖에 있으면 안이 잘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뉴욕에 온 지 한 달이 넘었는데요. 서울(한국)과 뉴욕(미국)의 일상을 세 가지 관점으로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대중교통 시스템은 서울이 우월하다.
둘째, 아프면 안되는 것은 두 도시가 같다. 약값, 병원비 비싸다.
셋째, 부동산(렌트비 또는 전월세 포함)이 중산층을 괴롭힌다.
뉴욕타임스(NYT)에 이런 기사가 났습니다. “버스 승객 중 40% 이상이 무임승차. 시 교통 재정은 막대한 적자.” 이 뉴스가 나온 직후 대대적인 무임승차 단속이 있었습니다.
뉴욕의 지하철, 버스, 기차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연착은 기본이고, 수시로 운행 스케줄을 바꿉니다. 버스 기사는 불친절의 극강입니다. 조금이라도 붐비는 버스에 승객이 타려고 하면 문을 닫고 그냥 떠납니다. 돈 내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집니다.
의료 시스템. 반창고, 연고 사는데 34 달러 들더군요. 결제하면서 보험카드 없다고 했더니 나온 약값입니다. 우리 돈으로 4만5000 원이 넘습니다. 병원? 절대 아프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몸 조심 중입니다. 서울이랑 같습니다. 아차차, 다르네요. 뉴욕 병원에는 의사가 있습니다.
문제의 부동산. 뉴욕 부동산에 대한 기사들을 몇 편 같이 보시죠.
# 장면1. 룸메이트 찾는 노인들
뉴욕 집 값, 렌트비는 진짜 장난이 아닙니다.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고통입니다. 급여가 없는 60대 이상 중에서 모기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종부세가 부담인 것과 비슷합니다.
이 분들은 방 한두 개를 월세로 내놓습니다. 룸메이트를 들이는 거죠. 룸 쉐어 사이트가 북적북적합니다. 렌트비를 받아서 모기지 이자도 내고, 약간 남는 돈은 생활비로 씁니다. 노인들 입장에서는 적적함을 달래고, 집 없는 청년들은 저렴하게 방을 씁니다.
# 장면2. 렌트비 2% 현금 포인트
렌트비가 너무 높으니까, 기존 세입자들이 싼 방을 찾아 떠납니다. 집 주인은 공실이 나면 안 되니까 포인트를 줍니다. 렌트비의 2%를 현금으로 돌려줍니다. 캐시백입니다.
재계약할 때 메리트로 작용하리가 기대하는 겁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이게 어디냐” 며 재계약에 싸인을 합니다.
# 장면3. 수입의 60%가 렌트비
집 값과 렌트비가 얼마나 높길래? 연봉이 10만 달러 대 이상인 직장인, 중산층조차도 뉴욕은 물론 도시 외곽에서도 집을 사기 어렵습니다.
매물이 없고, 신규 주택 공급도 제한적입니다. 왜? 팬데믹 때 초저금리로 모기지를 갱신한 후 금리가 급등했죠. 집 주인들이 집을 팔고 새 집으로 가면 모기지를 다시 받아야 합니다. 지금은 금리가 높으니까 아예 집을 안 옮깁니다. 부동산 시장에 매물이 없어지는 겁니다.
신규 주택 공급? 미국의 주택시장은 좀 특이합니다. 수직으로 올라가는 아파트가 아니라 수평으로 넓은 주택 단지를 만듭니다. 길도 내야하고, 전기와 수도도 끌어와야 합니다. 인프라는 다 깔아야 합니다. 원자재, 인건비, 고금리 등 부담이 있으니까 건설사들이 몸을 사립니다.
집 값이 오를 수 밖에요. 렌트비도 따라서 올라갑니다. 연준이 통계를 냈더니 뉴욕에서는 수입의 60% 이상을 렌트비 등으로 씁니다. 생활은 어떻게 하나요? 실직하면 바로 홈리스가 될 위험이 있습니다.
# 미국 건설사 또는 모기지 금융사 주식
미국의 주택 공급은 단기간 내에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쭉쭉 아파트를 지어 올리겠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밖에서 보니 한국의 아파트는 경쟁력 갑의 상품입니다. 할 수 있다면 수출하고 싶어요.
뉴욕시 일대에 아파트를 짓는다는 뉴스가 이제야 나오는데요. 부지를 놓고 설왕설래입니다. 서울처럼 오래된 주택 다 밀고 아파트를 지으면? 상상도 못합니다. 이미 집 값이 하늘인데 어떻게 재개발을 합니까.
주택 가격 상승은 대도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중소도시에서도 집이 없어 난리입니다. 미국 주지사들은 건설사 보고 어서 제발 집을 지으라고 사정합니다.
투자 전략은? 가장 좋은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미국에 집을 사는 겁니다.
민주당 해리스 후보는 최초 주택 구입시 2만5000 달러 지원금을 주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정부 보조를 받는게 상책입니다. 조건이 있습니다. 연봉 제한선이 있어요. 부부 중 한 명이 직장을 그만둘 각오를 하기도 합니다.
트럼프는 주택 문제를 이민과 연결합니다. 불법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된 것이 집 값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겁니다. 그럴듯해요? 말도 안되죠. 미국 시민, 중산층도 못사는 집을 불법 이민자들이 무슨 돈으로 사들입니까.
한국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부동산 대책이라고 정부가 내놓는 것을 보면, 당장 집을 공급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금리는 무서워서 못내립니다.
미국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 집 값 대책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습니다. 미국 주택 문제는 시장에 모든 것을 맡겨서 탈입니다. 한국은 정부가 너무 개입을 해서 상황을 악화시킵니다.
미국은 정책 목표가 뚜렷합니다. 연준이 금리를 내립니다. 한국은행이 못하는 것을 합니다.
그래서 나온 결론. 한국에서 아파트를 살 수 없다면 미국 건설사나 모기지 금융사 주식이라도 사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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