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2Q 실적 컨센서스 상회하고도 주가 6% 하락
김영환 NH證 연구원 “온디바이스 AI 시장 활성화 확인해야”
미국 정치학적 리스크 상존…9월 TV토론이 ‘분수령’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엔비디아가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고도 주가가 6%대 내렸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모멘텀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 조정이 더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어 9월에 열릴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자 TV토론 이후, 해리스·트럼프 수혜주의 향방이 엇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300억 4000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86억 80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주당순이익(EPS)도 0.68달러를 기록하면서 예상치(0.64달러)를 웃돌았다.
하지만 실적 발표 후 29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날보다 6.38% 내린 117.59달러(15만 6782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도(2조 8920억 달러)도 3조 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마이크로소프트(3조 700억 달러)에 시총 2위 자리를 뺏겼다.
‘엔비디아 쇼크’는 국내 반도체주에도 영향을 미쳤다. 29일 삼성전자는 7만 4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는데, 이는 전장 대비 3.14%(2400원) 낮은 수준이다. 동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5.35%(9600원), 한미반도체는 9.45%(1만 1600원) 내렸다.
이를 두고 AI 산업에 대한 눈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했는데도 주가가 내렸다”며 “이는 AI 모멘텀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 조정이 더 진행될 필요가 있음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또 “AI 분야의 다음 이벤트는 아이폰 16을 기점으로 온디바이스 AI 시장 개화가 이뤄질지 여부인데, 내달 10일 아이폰16 공개 행사에서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능이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며 “10월경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지만 컨센서스가 너무 높게 설정됐다는 인식 속에 테크 섹터를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나타났다”며 “한국 증시, 특히 반도체 섹터 내 종목들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해리슨이냐 트럼프냐…대선 토론 결과 후 수혜주 윤곽 드러난다
내달 10일 열릴 예정인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 TV토론도 중요한 변수다. 최근 영국 로이터통신이 발표한 여론조사 자료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45%와 41%이었다.
일각에서는 9월 TV토론으로 어느 한쪽이 승기를 잡을 경우 곧바로 수혜주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김영환 연구원은 “해리스 트레이드 강화 시 2차전지·신재생이, 트럼프 트레이드 강화 시 방산·조선 업종이 수혜주가 될 것”이라며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 AI와 전력 인프라 산업, 헬스케어에는 우호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반도체 외 기타 업종 중심의 트레이딩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미국 대선 TV토론회 이후 진행될 수 있는 미국 신정부 정책 트레이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트럼프 트레이드가 국내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황 연구원은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는 9월에 해리스 부통령의 컨벤션 효과가 줄어들고 다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트럼프 트레이드 및 리스크 증대로 인한 하방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 역시 있다”며 “미국 금리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수출 실적 약화·정치적 불확실성 증대 우려로 보합장을 시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