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채권시장 자본유출 잦아들어…’개혁진행’ 아르헨·에콰도르 등에 관심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이번 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신흥국들의 도미노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신흥국 채권 투자가 유망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핌코를 비롯해 누버거 버먼, 그랜덤 마요 반 오털루 앤드 컴퍼니(GMO) 등 유명 자산운용사들이 신흥국 현지 통화 표시 채권을 주목하는 등 포지션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3곳은 블룸버그가 신흥국 채권 5억 달러(약 6천705억원) 이상을 보유한 70여개 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평균(12%)을 넘어서는 16% 이상의 이익률을 기록하면서 지난 1년간 투자 성적이 상위 10% 안에 든 바 있다.
JP모건 자료를 보면 그동안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와 중동·우크라이나 등의 지정학적 긴장 속에 신흥국 채권시장에서는 2022년 900억 달러(약 120조7천억원), 2023년 310억 달러(약 41조5천억원)가 순유출됐다.
자금 이탈 속도는 잦아들었지만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150억 달러(약 20조1천억원)가 순유출 상태인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이들 시장의 투자 매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 신흥국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
시장에서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하면서 신흥국 채권 시장에는 벌써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1년간 개발도상국의 현지 통화 표지 채권 수익률은 달러표시 채권의 절반가량에 그쳤는데,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흥국 국내 채권 수익률은 2.3% 이상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핌코의 신흥시장 채권 부문장인 프라몰 다완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도미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신흥국들이 뒤이어 금리를 내리고 이들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투자자산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 통화에 대한 헤지 없이 현지 채권을 보유할 경우 변동성을 완전히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튀르키예와 남아프리카공화국 통화·채권을 유망하게 평가했다.
GMO의 티나 밴더스틸 역시 신흥국 시장을 유망하게 보면서 도미니카공화국·우루과이·이집트·나이지리아 자산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헤알과 멕시코 페소 등 일부 신흥국 통화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확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론이 존재하며, T.로웨 프라이스의 사미 무아디는 현지 통화에 대한 헤지 및 금리 움직임에 대한 투자 견해를 밝혔다.
이밖에 이들 자산운용사는 미국 금리 인하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속에 에콰도르·아르헨티나 등 개혁을 추진 중인 국가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고 있다.
bscha@yna.co.kr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