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지난달에만 9조6000억원 넘게 폭증했다. 이달부터 시작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를 앞두고 최대한도로 대출을 받는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수요가 일시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25조364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715조7383억원에서 9조6259억원 급증한 규모다.
월별 가계대출 증가폭은 4월 4조4346억원, 5월 5조2278억원, 6월 5조3415억원, 7월 7조1660억원에 이어 지난달 큰 폭으로 더 확대됐다.
지난달 증가폭은 2021년 4월(9조2266억원)을 넘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2021년은 기준금리가 0.5~0.75%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하단이 2%대였다.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부동산과 주식 등에 투자하는 ‘빚투(빚으로 투자) 광풍’이 거셌던 시기다.
현재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당시를 뛰어넘은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며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되면서 수요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은 568조661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559조7501억원에서 8조9115억원 급증한 규모다.
앞서 주담대는 7월 7조5975억원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 달 만에 이를 1조3140억원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대폭 경신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45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102조6068억원에서 8494억원 늘었다.
앞서 신용대출은 6~7월 두 달 연속 감소한 바 있다. 지난달 DSR 규제가 강화되기 전 주담대를 받고 남은 한도를 신용대출로 채웠다는 분석이다.
전세대출 잔액은 118조8362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월 말 118조6241억원에서 2121억원 늘었다. 전세대출은 5월부터 네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집단대출 잔액은 161조835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161조8591억원에서 232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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