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CEO 체포와 무관치 않아”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러시아에서 군사 분야에 특화된 메신저가 개발됐다고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정보기술(IT)·디지털 분야 민간 자원봉사단체 ‘록타르’가 개발한 특화 메신저가 이미 전장에서 성공적으로 테스트를 거쳤다는 것이다.
이 메신저는 서버에 접속할 필요 없이 채팅으로 지리 데이터와 전투 상황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또 최근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에서 체포된 것이 이번 메신저 개발과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군부대들은 보안성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텔레그램과 지도 서비스 앱 알파인퀘스트를 조합해 전장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텔레그램은 국민 메신저로 통할 만큼 널리 쓰이는데 전장에서도 주요 통신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적이지 않고 통제하기 어려운 앱으로 군의 기밀 정보를 소통하는 건 위험하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 때문에 러시아군과 군기지는 지난해 초부터 록타르에 텔레그램을 대체할 메신저를 만들어달라고 지속해서 요청했었다.
두로프의 체포는 군이 텔레그램 대안 찾기에 나서는 기폭제가 됐다. 이즈베스티야는 두로프 체포 이후 하루 록타르가 접수하는 요청 건수가 20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군사 전문가 유리 랴민은 이 신문에 “텔레그램은 좋은 메신저이지만 정보가 다른 나라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두로프가 체포된 것으로 그럴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두로프는 지난달 24일 프랑스에서 체포되고 28일 텔레그램을 통해 온라인 불법 행위를 방조·공모한 혐의로 예비기소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서방 언론들운 러시아가 두로프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자국 군사 정보가 서방에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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