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암호화폐 시장이 4일 뉴욕 증시 개장을 앞두고 추가 하락이라는 최악 상황은 일단 피했지만 전반적 약세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5만6000 달러대에서 횡보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다시 불거진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전세계 자산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현재로서는 본격 반등의 계기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촉매제가 필요하지만 거의 확실시되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를 제외하면 단기적으로 새로운 호재는 찾기 어렵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한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계속되는 자금 유출은 시장 분위기를 더욱 제약하는 모습이다. 암호화폐 ETF의 자금 유출은 침체된 시장 심리에서 비롯됐지만 그 결과 투자 분위기를 더욱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은 계속 시장 분위기를 압박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 엔화의 잠재적 추가 상승에 따르는 엔화 캐리 트레이드의 추가 청산 가능성도 위험 자산에 부정적이다.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이어진다.
시장은 미국 경제 체력과 연준의 향후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추가 단서를 찾기 위해 오는 6일 발표될 미국의 8월 비농업고용보고서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 이어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는 크게 확대되고 연준의 금리 인하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뉴욕 시간 4일 오전 8시 21분 코인마켓캡에서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1조9900억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4.16% 감소했다. 전날 뉴욕 증시 마감 시점과 비교하면 400억 달러 줄었다. 암호화폐 시장의 24시간 거래량은 710억 달러로 41.93% 증가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56.3%, 이더리움 도미넌스는 14.5%로 집계됐다. 암호화폐 시장의 공포와 탐욕 지수는 34로 공포 심리를 가리키고 있다.
이 시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5만6587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4.37% 하락했다. 간밤 저점은 5만5673 달러로, 8월 8일 이후 최저로 기록됐다. 비트코인은 3월 14일 7만3750.07 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조정을 겪고 있다. 이더리움은 2400 달러로 4.35% 후퇴했다. 이더리움의 사상 최고가는 2021년 11월 16일 4891.70 달러다.
시총 10위에 포함된 다른 알트코인들도 24시간 전 대비 모두 하락했다. BNB 6.98%, 솔라나 4.87%, XRP 3.84%, 도지코인 4.23%, 트론 1.79%, 톤코인 11.24% 밀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9월물은 5만6905 달러로 2.29%, 10월물은 5만7305 달러로 2.38%, 11월물은 5만7960 달러로 2.05% 내렸다. 이더리움 9월물은 2418.50 달러로 1.51%, 10월물은 2421.00 달러로 2.08% 빠졌다.
월스트리트저널 데이터 기준 달러지수는 101.68로 0.14%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3.826%로 1.0bp 하락했다.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은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