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내 ‘매파’로 알려진 라파엘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지만, 노동 시장이 더욱 냉각하기 전에 금리 인하를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4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연은 웹사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보스틱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2%까지 완전히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노동 시장에 불필요한 고통을 초래할 위험이 있으므로 제약을 제거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에서도 매파로 알려진 보스틱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이번 달 FOMC를 앞두고 달라진 연준 내 분위기를 보여준다. 보스틱 총재는 올해 FOMC 회의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 위원이기도 하다.
총재는 이날 기고문에서 애틀랜타 소재 기업 리더들과의 만남을 언급하며 “아직까지 기업 관계자들로부터 임박한 위기나 공황을 감지하지는 못했지만, (경제) 데이터나 우리가 받는 현장의 피드백은 경제와 노동 시장이 모멘텀을 잃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긍정적인 점은 노동 시장의 둔화가 인플레이션의 둔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동 시장이 둔화됨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로 향하고 있다는 여러 조짐이 있다”면서 “가격 결정력이 약화되고 노동 시장이 냉각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할 때, 나는 2021년 초 이후 처음으로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이중 책무 모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그간 이중 책무 중에서도 물가 안정에 더욱 중점을 두었고,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23년 만의 최고치인 5.25%~5.5%까지 올렸다. 하지만 이날 보스틱 총재의 발언은 이제 연준의 초점이 물가에서 고용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달 2일 나온 미국의 7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와 무관치 않다. 노동부가 발표한 7월 비농업 고용 건수는 11만4000건을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치(17만6000건)을 한참 밑돌았다. 같은 날 발표된 7월 실업률도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4.3%를 기록하면서 노동 시장의 둔화세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예상보다 둔화한 7월 고용 수치에 미 경제의 침체 우려가 불거지며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오는 17~18일 양일간 열리는 9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리 인하 폭에 대해서는 0.25%포인트(P) 인하와 0.5%P 인하 베팅이 각 53.0%와 47.0%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보스틱 총재는 이날 금리 인하의 구체적인 시기나 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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