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매수세가 주춤하는 양상이다. 이들은 지난달 올해 들어 가장 적게 채권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의 장외채권 순매수 금액은 3조3343억원으로 3조원대는 유지했지만 월별 기준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를 경신했던 지난 4월(4조5273억원) 대비 26.35% 감소한 수준이다.
채권에 관심을 보이는 개인투자자들이 이미 투자에 뛰어든 상황에서 신규 투자금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 채권금리가 크게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검은 월요일로 불린 지난달 5일 국고채 3년물(2.806%)과 10년물(2.878%) 금리는 일제히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금리가 낮아진 가운데 더 낮은 등급의 채권으로 매수세가 확산된 게 특징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의 국채 매수는 줄어든 반면 은행채, 카드채, 캐피탈채, 회사채 등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채권에 대한 매수세가 늘었고 등급별로는 AA, A- 등급에서 크게 증가했다.
둔화된 매수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말부터 금리가 조금씩 오르면서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전날 기준 국고채 3년물(2.931%)과 10년물(3.052%)은 3% 안팎 수준이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빠르게 하락한 가운데 좀 더 높은 금리를 기다리는 채권 매수 대기자금은 많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며 “그 증거로 지난달 27일 정부 예산안 발표로 금리가 크게 오르고 그 이후 개인투자자의 채권 매수세는 크게 증가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월 국내 재료는 많지 않은 가운데 미국 고용지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벤트가 중요하고 미국채 움직임에 따라 국내 채권금리도 크게 좌우될 수 있다”며 “이달 금리는 지난달 확인한 수준보다는 약간 높은 범위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리 수준만 놓고 보면 2차례 정도의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한 국내 채권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대외적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채권 투자 심리가 크게 밀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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