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리가 내려갈 경우 국내 리츠(REITs) 시장 자산 규모가 내년에 150조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회장은 5일 서울 여의도 리츠협회에서 열린 상장 리츠 투자 간담회에서 “리츠의 자산 규모가 곧 100조원을 넘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어제) 미국 주식이 크게 하락했는데 이를 볼 때 금리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인하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자산 100조원 달성) 시기가 더 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정부가 기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신 프로젝트 리츠 도입을 추진하고, 장기 민간 임대 도입을 위해 리츠 등 법인이 100가구 이상 대규모로 20년 장기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모델을 제시한 것 등을 거론하면서 “리츠가 모든 정책의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문제가 되는 미분양도 기업구조조정 리츠(CR리츠)로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할 것 같다”며 “지구상에 붙어있는 모든 구조물을 다 리츠로 담을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금리 인하와 더불어 ‘리츠 활성화 방안’과 관련한 법안이 통과될 경우 내년 자산 규모 150조원 달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그는 리츠 시장이 선진국처럼 커지려면 양도세 과세 이연이나 취득세 할인 등의 혜택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리츠가 부동산을 매각할 때 양도세 과세를 이연해주는 제도를 운용 중이며 일본은 리츠가 취득하는 부동산 취득세를 감면해준다.
정 회장은 리츠 대중화를 위해 배당 이익에 대한 세율도 낮춰야 한다며 “2억원 이상, 1년만 갖고 있어도 세율을 낮춰주도록 요건을 완화해줄 것을 계속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츠 운용사들은 리츠 시장 활성화에 발맞춰 포트폴리오 확대 및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부동산 시장에 특화한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이날 간담회에서 주거와 물류센터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현대식 물류센터 임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고, 주택 구매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약화하면서 임대주택 시장의 수요가 지속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롯데리츠도 유통 쪽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유통 비중이 96%를 차지했으나 올해 이를 83%로 낮추고, 내년 이후에는 70% 이내로 줄일 방침이다.
이를 대신해 오피스와 호텔 분야 투자를 확대한다. 특히 수도권 소재 핵심 권역 입지 자산에 대해 먼저 편입을 검토한다고 롯데리츠는 밝혔다.
삼성FN리츠는 삼성화재 판교 사옥 매입을 결정하고 편입 절차를 밟고 있다.
판교사옥은 지난 5월 한화시스템과 임대차 재계약을 하고 임대료가 개선돼 향후 안정적 임대 수익이 기대된다.
리츠는 투자자들에게서 모은 자금으로 국내외 물류센터·주택·상업용 부동산 등 각종 부동산 자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 등 수익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투자 상품이다.
공모 리츠는 주식처럼 거래돼 소액으로도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배당 수익률이 높은 편이어서 해외에선 리츠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국내 운영 리츠 수는 375개, 운용자산은 98조2000억원 규모다. 전체 리츠 중 상장된 것은 모두 24개로 시가총액은 8조247억원이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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