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11월 미국 대선에서 백악관 복귀를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돌아섰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승부를 위해 경합 주에 가용 자원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승계하기 전까지만 해도 선거 초반부터 승기를 잡은 분위기였다.
대선의 승패를 결정하는 7개 경합 주에서 모두 경쟁 후보에 앞서 나갔다.
이 때문에 뉴햄프셔와 미네소타, 버지니아주(州)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 성향으로 분류되는 지역에까지 자원을 투입해 ‘싹쓸이’를 시도하겠다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트럼프 캠프도 전략 수정에 나섰다.
현실적으로 승산이 희박한 지역 대신 대선 승리를 위한 가장 확실한 길인 경합 주의 승부에 전념하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트럼프 캠프는 공식적으로는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을 포함해 미국 전역에서 승리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선거운동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악시오스에 따르면 뉴햄프셔 트럼프 캠프의 한 관계자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이 지역은 더 이상 공략 대상이 아니다”라며 캠프 인력들이 인근 펜실베이니아로 재배치돼야 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트럼프 캠프는 7개 경합 주 중에서도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에서 정치광고 예산 집행을 늘린 상태다.
펜실베이니아는 경합 주 중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된 곳이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지역에서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분위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중 하나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1천600만 달러(약 213억 원)의 광고 예산을 집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모두 승리한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눈에 띄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16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된 노스캐롤라이나에서의 승패는 대선 결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여론조사기관 유거브에 의뢰해 8월23~9월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7개 경합 주 중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에서만 1~2%포인트의 우세를 보였고 나머지 4개 주에선 해리스 부통령에게 뒤졌다.
이 같은 추세가 11월 대선까지 유지된다면 해리스 부통령이 27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트럼프 전 대통령(선거인단 확보 예상치 262명)을 제치고 백악관의 주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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