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시스 남주현 기자] 반도체와 스마트폰 수출 호조세에 경상수지가 91억3000만 달러 흑자를 보이며 7월 기준으로 2015년 이후 역대 2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수출 호조세 지속으로 하반기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내수 회복세에 따른 자본재와 소비재 등의 수입 확대 등으로 흑자 규모는 다소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6일 발표한 ‘2024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7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91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7월 기준으로는 2015년 기록한 93억7000만 달러 이후 역대 2번째 수치다. 지난 5월 이후 3개월 연속 흑자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였던 6월(125억6380억 달러)보다는 줄었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4월 적자(13억7000만 달러)로 기록했지만 5월(23억 달러) 흑자로 돌아선 후 지난 3월까지 플러스를 기록했다. 그러다 4월에는 해외 배당 지급에 2억8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가 5월과 6월 각각 89억2250억 달러와 125억6380억 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7월 기준 2015년 이후 두번째 큰 규모로 예년 및 올해 예상 평균치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라며 “7월에도 양호한 흑자 흐름을 지속했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반도체·스마트폰 수출 호조…상품수지 16개월째 흑자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84억9000만 달러로 16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다. 6월(117억4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축소됐다.
수출은 586억3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6.7% 증가해 10개월 연속 올랐다. 통관기준으로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지속되었으나 승용차는 감소 전환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 중국, 미국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세가 지속됐다.
반면 EU(유럽연합)수출은 감소세가 둔화했다. 문혜정 국제수지팀장은 “EU지역 수출은 2월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유럽 경기가 좋지않고, 전기차 수요가 둔화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수입은 501억4000만 달러로 9.4% 늘며 3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통관기준으로는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모두 증가 전환했다. 한은은 내수의 점진적인 회복세로 투자가 늘고 있다고 풀이했다.
송 부장은 “수입에서 자본재는 반도체 수입이 6월에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7월에 증가 전환했고, 반도체 제조용 장비는 7월에 감소폭이 축소됐다”면서 “소비재는 6월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로 7월 승용차 수입이 감소한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이 호조세를 지속하고 IT 경기 호조와 기업 실적 개선에 의해서 설비 투자 여력이 확대되고, 미약하게나마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에는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수입은 완만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서비스수지 27개월째 ‘적자’…여름 휴가철 영향
서비스수지는 23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27개월 째 마이너스다. 여행수지는 여름철 해외여행 증가로 12억6000만 달러 적자로 적자 폭이 커켰다. 운송수지는 운송 수입 확대에도 선박, 용선료 등 이 큰 폭으로 늘면서 1억1000만 달러로 흑자폭이 축소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1억5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직접투자 배당지급이 줄어들면서다. 이자소득수지는 4억9000만 달러로 전월(5억 달러)보다 소폭 감소했다. 이전소득수지는 1억3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송 부장은 “입국자수는 6월과 7일이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여름 휴가철 영향으로 출국자 수는 늘었디”면서 “8월까지는 해외 여행 성수기로 7월과 마찬가지로 적자 흐름을 보이다가, 9월 이후에는 내국인의 해외 여행이 줄고 10월에는 중국 국경절 연휴 효과로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7월에 엔화 가치 상승에도 아직까지는 근거리 여행이라는 장점에 일본 출국자수 증가 추세가 이어졌다”면서 “반면 우리나라에 많이 오지 않은 점은 일본의 고령화 등 인구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있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는 수입늘며 상반기보다 흑자폭 축소”
한은은 경상수지 흑자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흑자 폭과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높다고 봤다. 긍정 요인은 반도체 수출 호조세 지속이다. 다만 미국이 경기과 AI 투자 둔화 가능성, 중국 경기 침체 등은 부정적인 요인이다. 주요국의 통화정책도 변수다.
송 부장은 “8월에는 분기 배당 지급 효과가 있어 7월보다 흑자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반기에는 소비 회복세에 따라 수입에서 설비투자가 늘며 상반기보다는 흑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한은 조사국이 경제전망을 통해 내놓은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는 730억 달러로 상반기에는 377억 달러를 보인 후 하반기에는 이보다 소폭 줄어든 353억 달러를 예상했다. 상품수지 전망치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443억 달러와 373억 달러로 전망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