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1년 넘게 지속되는 암호화폐 겨울로 많은 소매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지만 주머니가 두둑한 투자회사들은 암호화폐 자산 가치 하락을 좋은 기회로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27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기관 다이어(Diar) 보고서를 인용, 벤처자본 및 블록체인 관련 펀드들이 지난해 초 이후 암호화폐와 연관된 산업에 16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사상 최장기 암호화폐 겨울로 기록된 현재의 약세장은 2018년 초 시작됐다.
다이어는 고객들에 보낸 리서치 노트에 “2018년은 암호화폐에 피바다였을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적극적 지지자들의 관심을 끈 프로젝트를 위해 16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확보한 블록체인 주도 비즈니스들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어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 소재 디지털 커런시 그룹(DCG)의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100여개 기업이 포함돼 있다. 암호화폐 초기 수용자 배리 실버트가 이끄는 DCG는 지난 12개월간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대퍼 랩스, 그리고 블록체인 데이터 추적 업체 플립사이드 크립토 등에 투자했다.
*2018/2019년 벤처캐피탈과 블록체인 투자펀드들의 투자 현황(단위 100만달러)
*출처: Diar
플립사이드 크립토의 CEO 데이브 발터는 암호화폐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12개월 전과 마찬가지로 암호화폐산업에서 여전히 기회를 발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시장과 가까운 벤처자본들에게 변한 것은 전혀 없다”면서 “기회는 크고 초기 베팅은 여전히 몇배의 수익 기회를 제시해준다”고 설명했다.
벤처자본이 암호화폐 가격 하락을 투자 기회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다는 사례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투자다. 다이어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서클, 코인베이스, 크라켄은 합계 5억달러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