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의 8월 고용 증가 폭이 다소 반등하긴 했지만 예상보다는 부진한 상황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7∼18일 금리 인하 개시를 사실상 예고한 가운데 시장 안팎에선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일 것이란 기대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노동부는 8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4만2천명 증가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7월 고용 증가 폭은 종전 발표 때의 11만4천명에서 8만9천명으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8월 고용 증가 폭은 7월보다는 커지긴 했지만 직전 12개월간 평균 증가폭(20만2천명)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6만1천명)도 밑돌았다.
7월 지표의 하향 조정 역시 미국의 고용 사정이 종전에 알려진 것보다 더 약화됐음을 시사한다.
앞서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의 고용시장 냉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7월의 고용 악화가 일시적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8월 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한편 이날 함께 발표한 8월 실업률은 7월(4.3%) 대비 낮아진 4.2%로 나타났다. 8월 실업률은 전문가 예상 수준에도 부합했다.
앞서 발표된 7월 실업률은 2021년 10월(4.5%)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시장의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운 바 있다.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8%로, 모두 시장 전망치를 0.1%포인트씩 웃돌았다.
예상을 밑돈 8월 고용 상황은 미국의 경기가 식어가고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지속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연준이 오는 17∼18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일반적인 0.25%포인트 인하가 아닌 ‘빅스텝'(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용 증가 폭이 7월 대비 다소 반등한 데다 실업률이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이날 고용지표만으론 연준의 행보를 단언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고용지표 발표 직후 연준이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출 확률을 45%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의 40%에서 다소 오른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3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우리는 노동시장의 추가 냉각을 추구하거나 반기지 않는다”면서 “물가 안정을 향한 추가 진전을 만들어 가는 동안 강한 노동시장을 지지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