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에 파킹형 상품으로 자금 이동…CMA 잔고 또 최고치 경신
예탁금·신용잔고는 감소세…한주간 미국주식 2천400억원 순매수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주식시장이 조정과 반등을 되풀이하며 방향성 없는 움직임을 보이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초단기채 펀드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같은 파킹형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 가운데 초단기채 펀드 61개의 설정액은 일주일 전보다 3천6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채권형 펀드 346개 전체 설정액이 3천32억원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국내 채권형 펀드 유입 자금 대부분이 초단기채 펀드로 향한 것이다.
상장지수펀드(ETF)만 놓고 봐도 파킹형 ETF로의 자금 유입이 다른 유형을 압도했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전날까지 일주일간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기자금형 ETF에는 2천18억원이 유입돼 해외 주식형 ETF의 자금 유입 규모(1천503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국내 주식형 ETF와 국내 채권형 ETF는 각각 2천411억원, 1천379억원이 빠져나갔다.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 역시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개인·법인 합산 CMA 잔고는 지난달 23일 88조1천608억원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이후 86조∼87조원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5일 CMA 잔고는 86조4천3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경기 침체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파킹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대된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달 미국의 ‘고용 쇼크’에 침체 공포가 증시를 뒤덮었고, 이후 미국 경기가 경착륙과 연착륙 중 어느 경로를 밟게 될지 논쟁이 벌어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은 확대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미국 노동부의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자금을 맡겨놓고 언제든지 되찾을 수 있는 투자처로 쏠림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주식 투자 열기를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투자자 예탁금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이달 3일 51조4천272억원까지 주저앉으며 50조원 선에 한층 다가섰고,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신용 잔고는 17조8천905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조원 넘게 줄었다.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일주일간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약 1억8천만달러(2천400억원) 순매수 결제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미국 ICE 반도체 지수를 정방향 3배로 추종하는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ETF로 1억2천만달러를 순매수했다.
nor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