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前대통령 참석…’대법원과 대립’ 머스크 칭찬 손팻말도 등장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69) 전 대통령을 비롯한 우파 성향 정치인과 그 지지자들이 독립 기념일인 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 차단 조처를 성토하는 거리 집회를 벌였다.
브라질 국기 색깔인 노란색과 초록색 계열 옷을 입은 수천명은 1822년 포르투갈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것을 기리는 이날 상파울루 한복판에 있는 파울리스타 대로에 모여 대법원의 엑스 접속 차단에 항의하는 시위를 했다.
이들은 “사법부가 언론자유를 탄압하고 정치적 박해에 앞장서고 있다”며, ‘엑스 금지’ 결정을 주도한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55) 대법관을 강하게 비난했다고 현지 언론 G1은 보도했다.
이날 군중 모임에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도 자리했다.
그는 지난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독립 기념일 공식 퍼레이드 참가 대신 상파울루에서 자신과 함께할 것을 독려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속 정당(자유당)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생중계된 연설에서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독재자”라며 “의회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보다 더 큰 해를 끼치는 대법관을 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를 대법관 탄핵 촉구 메시지로 해석했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지난해 1월 8일 브라질리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선거 불복 폭동과 관련,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개시 요청을 받아들이는 등의 결정으로 우파 진영으로부터 비판받아 왔다.
시위 현장에서는 브라질 대법원과 대립각을 세워온 일론 머스크(53)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칭찬하는 내용의 손팻말도 보였다고 폴랴지상파울루는 보도했다.
머스크는 브라질에서의 엑스 차단을 지시한 지모라이스 대법관을 “사이비 법관”, “최악의 범죄자”라며 비난해 왔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집권 시절 가짜 뉴스와 증오 메시지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디지털 민병대'(digital militias)의 행위에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특정 계정을 차단하라고 엑스에 명령했지만, 엑스 측이 이를 따르지 않자 접속 차단 명령을 내린 바 있다.
AP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다음 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회를 통해 영향력을 확인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짚었다.
walden@yna.co.kr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