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월 고용지표 실망감에 주말 뉴욕증시 일제히 하락
연휴 전 수급 공백에 변동성 확대 가능성 “코스피 2,430선 후퇴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국내 증시는 9일 좀처럼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 탓에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1.22포인트(1.21%) 내린 2,544.28로 마감,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전날 발표된 ADP(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 전미 고용보고서에서 8월 민간 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등 경기침체 공포가 재확산한 결과 증시가 한주 내내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시장이 기다려온 8월 고용 지표도 침체 탈출을 위한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난 6일 밤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8월 미국 비농업 신규 고용은 전월보다 14만2천명 늘어나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 16만4천명 증가를 하회했다. 이는 지난 12개월간 평균 증가세 20만2천명과 비교하면 더욱 부진한 결과다.
8월 실업률은 4.2%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7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11만4천명 증가에서 8만9천명 증가로, 6월 수치가 17만9천명 증가에서 11만8천명 증가로 하향 조정된 탓에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가 각각 1.01%, 1.73%, 2.55% 하락했다.
고용 악화에 따른 성장 우려로 기술주도 줄줄이 급락했다.
브로드컴이 10.36%, 테슬라가 8.45% 하락한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는 4.09% 하락한 결과 주간 낙폭이 14%에 육박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4.52%나 하락했다.
추석 연휴 직후인 오는 1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지만, 0.5% 대폭 인하(빅컷)를 요구하는 의견과 빅컷이 침체론을 부추길 수 있다는 신중론이 맞서는 등 시장의 전망도 좀처럼 방향을 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금주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하는 만큼 이 같은 불확실성이 걷히기도 힘들어 보인다.
투심 위축 국면은 적어도 오는 11일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때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해당 지수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물가 안정세를 재확인할 경우 경기침체 공포가 둔화하고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동반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또다시 경기침체 공포에 2,600선을 하회했다. 엔화 강세 재개로 경계심리도 높아졌다”며 “내주 연휴 전까지 코스피가 2,600선 이하에 머문다면 매도 실익이 없는 만큼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휴 수급 공백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노이즈 등으로 수급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어 8월 5일 장중 저점인 2,430선까지 일시적으로 지수가 내려갈 확률이 존재한다”면서도 “최근 악재들에 대한 내성과 학습 효과를 고려하면 2,500선 이하에서는 주가 복원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산 넘어 산이다. 외국인 수급 부재와 반도체 약세, 커진 경기둔화 압력이 증시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며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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